입문자 차준생의 茶이야기
일을 하다 보면 뜻하지 않는 미팅이나, 외근으로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이면, 나는 커피 대신 탕비실에 비치되어 있는 여러 티백을 뒤적인다.
우리 회사 탕비실에 비치되어 있는 티백은 녹차, 연근 우엉차, 모과 유자차, 둥글래 차
그리고 이 '도라지 생강차'이다.
나는 이 중 이 '도라지 생강차'를 제일 좋아한다. 하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전혀 손도 안대는 것이 바로 이 '도라지 생각차'이기도 하다.
이 '도라지 생강차'의 특징이라면 역시 매운 향과 맛에 있을 것이다.
도자리가 들어가서 인지, 그냥 생강차보다는 덜 맵고 또 구수한 향도 내포하고 있다,
도라지가 매운맛을 중화시켜, 구수한 향을 내어 생강의 매운맛을
약하게 하여 생강차의 호불호의 영역을 크게 줄인 맛이라고 생각해 봤다.
이 정도면 회사에서 대충 인스턴트로 즐기는 음료로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른 동료 직원들에게 이 '도라지 생강차'를 몇 번 어필을 했으나,
여전히 우리 사무실에서는 인기가 제일 없는 차이다.
조금 얄미운 생각이지만, 왠지 이런 '도라지 생강차'의
맛을 나 혼자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니, 이 점 또한 재미있고 마음에 드는 것 같다.
계속 인기가 없었으면 좋겠다. 오롯이 나만이 이 '도라지 생강차'를 즐길 수 있게 말이다.
앞으로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남몰래 혼자 이 '도라지 생강차'를 즐길 것이다.
또 누가 물어본다면, 나는 '도라지 생강차'는 맛이 없다고 답할 것이다.
혹시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도라지 생강차'의 매력을 알지 못하도록...
참으로 쓰잘 때기 없는 '독점욕'이다.
하지만, 결국에 인기가 너무 없어서
더 이상 탕비실에 '도라지 생강차'를 사놓지 않을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