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 영화 <빅피쉬> 감상문
나는 영화감독 '팀 버튼'의 작품을 참 좋아한다.
그의 기괴하고 아름다운 미술장치들과 때로는 잔혹하지만 동화 같은 이야기가 좋다.
그중에서도 가장 '팀 버튼'다운 영화를 내게 뽑으라면, 아마도 고민을 좀 해야겠지만,
나는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뽑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반대에 해당하는 작품을 뽑으라면, 어떤 작품을 뽑을 수 있을까?
가장 '팀 버튼'답지 않은 '팀 버튼'의 영화
처음에는 디즈니의 <덤보>를 생각했지만, 역시 그보다는 오늘 얘기할 이 작품이
내가 본 '팀 버튼'감독의 영화 중 가장 '팀 버튼'스럽지 않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의 영화라기에 너무 밝고 화사하고 또 아름다웠으며, 또한 너무나도 따뜻했던 이야기.
밝고 화사하고 따뜻하고 동화 같은 이 영화.
오늘 얘기해 볼 작품은 '팀 버튼'감독의 <빅피쉬>이다.
“때로는 초라한 진실보다 환상적인 거짓이 더 나을 수도 있단다."
"더구나 그것이 사랑에 의한 것이라면!”
이 영화는 한 병실에서 시작한다.
병세가 악화되어 죽음을 목전에 둔 아버지 그리고 그의 아들.
아버지는 젊은 시절 모험을 즐겼다며, 입만 열면 아들에게
말도 안 되는 허세 가득한 모험단을 읊어대곤 했다.
본인이 발명왕이었다는 둥, 만능 스포츠맨이었다는 둥, 나아가
거인도 만나봤고, 유령마을도 방문했었으며. 늑대인간이 있는 서커스에 갔었고,
그렇게 서커스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사랑을 했고 결혼을 했노라고...
늘 이런 정말 말도 안 되는 허풍들을 늘어놓았다.
아들은 늘 그런 아버지의 허풍 같은 이야기가 싫었고, 듣기 질려했으나,
아버지의 마지막. 아들은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과 더불어
아버지의 떠나보낼 준비를 하려는 듯, 아버지의 물건을 정리하러 아버지의 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아버지의 물건을 정리하던 중 아버지가 말하던 수많은 허풍 같은 이야기들과
관련된 물건(증거)들을 발견하게 되고, 조금씩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어쩌면 아버지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진실일지도 모른다고...
얼마 후 아버지의 장례식.
아버지가 허풍처럼 말했던 늑대인간, 거인, 서커스단원... 등등 그들이 장례식에 참석하고
그들과 아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아버지를 보내 드린다.
그렇게 아들은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아들에게 거짓말 같았던 자신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아들에게 들려주며, 자신의 아버지가 큰 물고기로 변해 강가로 해엄 쳐 나아갔다고 들려주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얼핏 글 초장에 '팀 버튼'갑독 답지 않은 영화라고 언급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이 작품 <빅피쉬>가 재미없다거나 지루한 그런 영화는 아니다.
반대로 이 작품은 정말 재미있고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팀 버튼'감독의 여타 작품들은 보통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편이지만,
이 작품은 대다수가 즐겁고 또 감명 깊게 감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내가 요약한 줄거리로는 부자 사이의 이야기 같지만,
실제 영화에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역시 굉장히 많이 그려진다.
이 부분은 시각적으로 너무나도 화사하고 아름답게 그려냈기 때문에,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영화를 직접 감상하시기를 바란다.
(특히 노란 수선화밭의 장면은 정말 화사하고 아름답다.)
사람들은 잔혹하고 혹독한 진실보다는 따뜻한 거짓말이 낫다고들 얘기할 때가 있다.
하지만 때로는 <빅피쉬>와 같이 따뜻한 그리고 기적같이 동화 같은 진실도 있었으면 좋겠다.
가끔이라도 좋으니, 그런 일들이 우리의 삶 안에 허락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