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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사대제 Mar 27. 2024

악마들의 전쟁: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06

유대와 아랍의 끝없는 분쟁

표지 사진: 예루살렘 성전산의 통곡의 벽 / 출처: Wikipedia, <Israel>





제 4 장  아랍과 이슬람의 왜곡된 유대인 관념 02



아랍인들은 유대인들이 영원히 고통 속에서 방랑하다가 멸족하는 것이 신의 섭리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아랍인의 입장에선 유대인은 결코 팔레스타인 지역의 주인이 될 수 없다. 그들에게 신이 유대인들에게 팔레스타인 땅을 내려주었다는 성경의 이야기는 유대인과 기독교도가 만들어낸 거짓말일 뿐이다. 


아랍인들이 이스라엘을 인정하기 않는 것은 결코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다. 아랍인들은 종교적인 신념 때문에 이스라엘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이슬람교가 변하지 않는 한 유대인에 대한 아랍인들의 태도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2003년 오뉴월 국제적십자요원으로서 바그다드에 머물 때 나는 알 라지 병원에서 통역을 맡았던 이라크인 아흐메드(Ahmed)와 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나는 그에게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 22:39)’라는 성경 구절을 언급하며 어째서 아랍인들은 그토록 유대인들을 증오하는지 이유를 물었다. 


아흐메드는 나에게 "당신 말이 옳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사람이 아니지 않으냐. 그들은 겉모습만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을 뿐 악령이 깃든 짐승들이다. 신을 믿는 자가 어떻게 악마의 자손(아흐메드는 그때 정확히 'seeds of evil'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아흐메드처럼 선량한 사람의 입에서 그 같은 극언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랍인의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증오는 그만큼 뿌리 깊다. 


아랍인들의 왜곡된 유대인관은 물론 잘못된 것이다.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분명한 연고와 권리가 있다. 유대인들은 아랍인들보다 먼저 그 땅에 정착해서 나라를 세우고 번성했었다. 유대인들은 디아스포라(Diaspora: A.D. 70년 로마 황제 티투스(Titus)는 유대인들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유대교 성전마저 파괴했다. 이때 파괴된 성전의 기단부에 해당하는 서쪽 성벽 일부가 허물어지지 않고 현재까지 남아 있는데, 이 유적이 바로 유대인들이 성소로 여기는 통곡의 벽(Wailing Wall)이다. 예루살렘 함락 과정에서 약 110만 명의 유대인들이 학살당했고, 생존자 10만 명은 노예가 되어 로마로 끌려갔다. A.D. 131년 유대인들이 다시 반란을 일으키자 로마는 반란을 진압한 후 유대인들을 모두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추방했다. 로마제국은 유대인의 흔적을 깨끗이 지워버리기 위해 지역명마저 유대인의 땅이라는 뜻의 ‘유데아(Judea)’에서 ‘팔레스티나(Palestina)’로 바꿔버렸다. 이때부터 고향에서 쫓겨난 유대인들은 세계 각처로 흩어져 유랑하게 된다. 역사가들은 이 사건을 ‘디아스포라(Diaspora)’라고 부른다. 디아스포라는 그리스어로 이산(離散) 혹은 추방을 뜻한다.) 이후 2천 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유대(紐帶)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건국 전에 팔레스타인을 통치했던 영국이 아프리카 우간다에 땅을 할양해 유대 국가를 세워주겠다고 했을 때도 유대인들은 이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혹자는 팔레스타인에 귀환해 이스라엘을 건국한 아슈케나짐(Aschkenasim : 독일과 동유럽계 유대인)과 세파르딤(Sephardim : 스페인과 북아프리카계 유대인)은 조상의 순수 혈통을 이어받은 후손이 아니므로(현재 전 세계 유대인 인구는 약 1,400만 명 정도 된다. 이 중 80%가 아슈케나짐이며, 17%는 세파르딤, 그리고 나머지 3%는 아프리카계(에티오피아계 흑인 포함)와 아랍 및 아시아계 유대인이다.) 이스라엘은 고대 유대왕국의 정통성을 계승한 나라가 아니라 유럽계 침략자들이 건설한 서방의 식민지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제13의 지파>>의 저자 아서 쾨슬러 / 출처: 위키백과, <아서 쾨슬러>

이 주장의 근거는 헝가리 출신의 영국 작가 아서 쾨슬러(Arthur Koestler, 1905~1983)가 1976년에 출간한 <<제13의 지파(The Thirteenth Tribe)>에서 제기한 ‘아슈케나짐의 하자르 왕국(Khazar Khaganate, 650~850) 기원설(현대 유대인의 주류인 아슈케나짐이 성경에 등장하는 히브리인(모세가 이집트에서 탈출시켜 가나안에 정착한 유대인)의 후손이 아니라 7~9세기 러시아 남부와 캅카스 지방에 존재했던 개종을 통해 유대교를 받아들인 투르크계 유목 국가 ‘하자르 왕국’의 후예라는 억측)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현대 유전공학자들의 연구 결과 아무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낭설로 판명되었다. 2017년 이후 발표된 유전공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슈케나짐의 유전자는 최소 70%가 서아시아 셈족 계통의 유전자와 일치한다고 한다. 


그리고 아랍인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토착 유대인은 오랜 세월 동안 점차 이슬람화하여 아랍인에 흡수되었으므로 팔레스타인 지역의 진정한 주인은 아랍인이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그러나 누대에 걸쳐 혼혈이 이뤄진 바람에 비록 인종적 순수성은 많이 엷어졌지만 언어, 종교, 관습 등 문화적 전통과 민족 주체성을 굳건히 지켜온 쪽과 조상이 살던 땅에서 대대로 살아왔다고는 하지만 민족적 자기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쪽, 과연 둘 중 누가 진정한 유대인이라 할 수 있을까? 두말할 나위 없이 전자가 정답이다. 


마사다 요새 유적지 / 출처: Wikipedia, <Masada> 

더구나 건국 후 이미 76년의 시간이 흘러 현재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유대인의 68%(나머지 32% 중 22%는 미국과 유럽에서 이주했고 10%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이주했다.)는 이스라엘 태생이므로 이스라엘이 뿌리도 없는 침략자들의 나라라는 아랍 측의 비난도 이젠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이스라엘 건국 후 유대인들은 네 차례의 전쟁에서 모두 승리함으로써 그들이 팔레스타인에 나라를 세우고 살 자격이 있음을 만천하에 증명해 보였다. 앞으로 어떤 위협이 닥치더라도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에서 제 발로 물러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유대인들은 마사다(Masada) 요새의 비극(예루살렘이 점령되고 성전이 파괴될 때 살아남은 유대인 1,000여 명이 바위산 위에 건설된 천혜의 요새에 웅거 하며 3년이나 로마에 대항했다. A.D. 73년 마사다 요새가 함락되자 유대인들은 항복하는 대신 집단자살을 선택했다. 생존자는 여자 2명과 어린아이 5명뿐이었다. 오늘날 신병훈련을 마친 이스라엘 군인들은 마사다 유적에 모여 "다시는 마사다의 비극이 재현되지 않게 하겠다."라고 맹세하는 의식을 거행한다.)을 되풀이하는 한이 있어도 그 땅을 결단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제 5 장  승자가 된 이스라엘의 잔인한 횡포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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