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스벅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 들어갔다.
폭염 때문인지 자리가 없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다행히 자리가 나서 우리 일행은 각자 앉아 독서하다가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는데 그 옆에는 한 사람이 두 테이블을 걸치고 앉아 있었다.
스벅 내부에서는 대입 원서 쓰는 시기라서 그런지
입시생의 수시 원서 쓸 대학에 대해 부형들이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자연스레 귀로 흘러 들어오는 거짓 허위 정보를
최선의 정보인 듯 자신이 점유한 정보를 과시하는 듯
쏟아내고 있었다. 개입할 수도 없어서 그냥 소리로만 인식하려고 했다,
전화기 휴대폰 배터리 소진되어 충전을 해야 했다.
내앉은 자리는 충전할 전원 출구가 없고 내 옆자리
양쪽에 있었다. 오른쪽은 70대 초반 가량으로 일본어 교재를 보고 어학공부를 하고 있었고 내 왼쪽 30대 초반 여성은 노트북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난 남자분 다리 가까이 쪽에 고개를 숙이고 플러그 꽂기가 왠지 어색하여 왼쪽을 택했다.
그 여자분쪽에 양해를 구하고 플러그를 꽂으려 고개를 숙이니 갑자기 등장한 내 또래 여자가 "왜 하필 여기 꽂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숙였던 고개를 들다가 테이블에 부딪혔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봤다. 매우 신경질적으로 생긴 그녀와 내 시선이 마주쳤다. 자기집 전기도 아니고 가까이 앉은 사람에게 양해도 구했는데 뭐가 잘못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디서 갑자기 나타나서 뭔 오지랖?'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와 최단거리 사선으로 앉아 나를 직시한다.
나도 표정이 굳었다. 야릇한 기가 흐름을 느낀다.
그러면서 휴대폰 속 성경을 읽는다.
'저런 심보를 갖고 ᆢ '
'마음 잘못 써놓고 기도하고 빌면 죄가 사한다?'
난 오늘 독서량을 위해 철학 전자도서를 열었다. 그때 전자도서 페이지 내용이, 하필 홉스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언급하며 인간은 사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이를 움직이게 하는 인간 곧 이것이 자연상태이다. 한정된 물자를 다투고 생존 투쟁 하는 인간!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 란 구절이 진하게 눈에 들어왔다. 이 기분이라면 나도 늑대가 될 뻔 , 마인드컨트롤을 해야 했다.
1시간 정도흘렀을까? 홉즈의 <사회계약론>을 읽다가 이백의 <춘야원도리원서>를 강독했다.
그러는 사이 화장실을 갔다 오더니 다시금 그녀는 내 옆으로 이동하여 나란히 앉은 후 계속 들락날락하면서 윗옷을 서서 입었다 벗었다 수차례 하였다.
그러더니 급기야 일어서서 팔을 내가 앉은 원탁1인용 테이블 중앙까지 벌려 포물선을 그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 10분 쯤 경과 했다.
또 일어나서 윗옷을 훌러덩 또 벗더니 그녀는 팔과 윗옷자락으로 내 텀블러 통을 건드려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제주산 스벅 텀블러는 내동댕이 쳐져서 바닥에서 굴렀다. 그래놓고 주우려는 시늉도 없었다. 테블릿으로 독서하던 나는 당황했다. 다행히 뚜껑이 있어 커피를 모두 쏟진 않았지만 일부의 커피는 바닥에 흘렀다.
이 지경이 되면 휴지도 가져오고 '미안하다 죄송하다' 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은가?
그런데 미안하단 말이 없다. 전혀 미안하다는 기색이 없다. 완전 철면피다. 어이가 없다.
실수를 가장한 건 아니겠지?
난 마음속으로 '무식한 여자!' 란 말이 떠올랐다.
그사이 그녀는 혼자말 하듯이 "통이 깨졌나?"는 허공에 반말을 던져 놓고 자기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더니 출입구를 향해 유유히 나가 버린다.
" 어머머!
무례하고 불쌍한 여자!
그러면서 성경을 읽던 여자!
난 일어나서 휴지를 가져와 바닥을 닦으면서
"갈수록 인성보다 수성이 판을 치니 ᆢ
쯧쯧"
난 이런 사람들이 싫다. 무식하고, 무례하며 , 무모하면서 종교적으로 선한 척 하며 성경이나 읽는 위선자들 싫어한다.
하나님 믿는다는 사람이 모범이 되진 않더라도 하는 짓거리하고는?
그러고도 자신은 하나님의 사랑이나 보호받는 사람 인가?
자신의 인식으로 왜곡된 포장만 있는 여자! 질색이다.
한마디 하려다 꾹 참았다. 바뀌지 않을 인간이니!
신이 있다면 그녀의 행위와 마음을 다 보고 있을터니
늙어가면서 손가락질 받을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하는데 말이다.
그녀의 딸이 가방 챙겨 나가면서 "미안합니다" 하고 나간다. 난 괜찮지 않고 불쾌했지만 내색치 않고 괜찮다고 반어적으로 말했다.
어쨌든 그 딸은 그 어미보다 진화 했다.
배우자!
배우지 않은 자는 짐승과 같다는 구절이 생각나는 날!
그리고 잘 배우자! 실천하자.
공공장소에서의 매너는 좀 지키자.
실수 했으면 사과하자!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배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