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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이미 Jul 08. 2024

독백 ㅡ초고령 사회 대비 매너는 ?팔순에 질투


지인 소개로 나가게 된 모 수강 프로그램


처음 갔다가 경로당인 


© philinit, 출처 Unsplash



뒷걸음칠 뻔 했다.


50세 가량부터 90 세 넘는 한국근현대사의 모습을  담은 듯한  형상이었다.


자칭 이력과 사회적 지위는   다 최상급(?)이다.



S 대 교수 강의 들으려 갔다가 에너지 빠지는 듯하여


그날 이후  나가지 않았다.



6개월 지난  지금


다시 친구에게서  전화도 오고  톡이 날아오고  문자가 와서 그녀와의 관계를 생각하여 고민하다가  나가기로 결정하였다.



지난번 그 모습에 기운 빠지던 것 생각 나서 오전 10시부터 1강좌는 핑계대고

안 듣기로 하고 

오후 3시간 남짓  소수 인원으로  개설한 것만 듣기로 했다.


인근 카페에 있다가 시간을 맞추어 들어갔다. 가볍게  목례를 하고, 제일 뒷자리에 앉았다.


© flowclark, 출처 Unsplash



동양화가 아무개

Y대 교수 정년 아무개

K대 학장 아무개

유명한 아무개

남편 누구인  아무개

무슨 협회 아무개

상가회장 아무개


기타 등등


'뭐지? 무슨  공부하러 온 게 아닌 거야?'


난 그냥 나인데


'괜히 친구따라 강남 왔나?'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흐르는 올곧은 대로 하자는 건데 ᆢ'


진행이냐 ? 뉴턴이냐?


나이 드니 간단한 게 없다.


그 중 몇 사람이 눈에 더 들어 온다.

지난 주에도 들어오더니


이번 주도  새로 입성한 나에 대해 궁금한 것인가? 남에게 왜 궁금하지? 같이 공부하면  자연스레  알게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팔순이란 그녀는  

한때 유명했던 그녀는

누에 동네에 살았던 그분은

사람을 라인 긋기 하고 있으면서

보다 어린 인생 후배들을

이러니 저러니

수업에 대답한다고  뭐라 이야기하고

옷 이야기하고 너스레 하며 이야기 하는 폼이 심리적 질투가 깔려 있다.



짜증나서  나는 그분의 전공을 물어봐 버렸다.


그녀는 나를 힐끗 보더니 대답이 없다.


그리고 나의 전공을 물었다.


나는 곧장  골수 인문학이라 답변했다.



한 세 시간이 흘렀다.  


'섬유 공학'과 교수였다고  슬며시 다가와 눈치보며 말한다.


'이런 사람 피곤하여 피하며 다니는데

왜 또?'


난 퇴직 전에도 이런 유형을 많이 봤다.


제일 싫어하는 유형이다.


오늘도 하느님은 날 시험하신다.


'인문학 하러 온 사람이  성품이 영 아니다.

아니면 아니라서 오신 건가?'



청바지 입은 나를 보더니 다시  아래위로 훑어 본다. 그러면서 염색이 잘못 되었다고 한다.


  난 맘속에서 존경심이 휘발되었다.

' 이거 명품인데요. 15 년된 손으로 자수 놓은 청바지'   마음속으로 말했다.



'왜 이리 덥지?

            


      

공부하고 오다가 빙수 포장해서 왔다.


초고령화 사회 실감한 시간.


그런데 지하철 타고 오면서 드는 생각


고령자들만 모으면 안 될 듯하다.


세대가 어우러 조화 있는게


성숙한 사회라 생각하는데


나이 들어


"내가 낸데" 만 하는 분 들만 있어 !


 

아니면 어떻게 해?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남편에게 말했다.


 공부하러 나갔던 일을, 그랬더니 남편은 네이버 인물 검색 하더니  교수가 아니고

 00 대학원대학교  출강이네.  


겸임교수도 아니고 돈으로 학위 사고파는 그런 대학원?



참 박사도 많다.  이런 저런 생각이 일어난다.


우리 나이엔 고교 열 학급 중에서 대학 가는 아이 드물었는데.


 남자들은 남자라 대학 갔고 여자들은 여자라 안 보내는 시절이었는데 말이다.  


멋지게 배운 만큼 교양이 흘러넘치는 사람이 많은 사회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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