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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이미 Mar 27. 2024

오늘같은 날

사르르 사르르  살랑비 내리는

오늘 같은 날은 

그대가 생각납니다.


사뿐히

끊임없이 내리는 빗속에

제 가슴을 소리 없이 적시는

그대의 모습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젠 해묵은 앨범을 들쳤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그곳엔

지금과는 다른 눈 익은 사람

한 사람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친필로 써 내려간

언젠지 알 수 없지만

한수십 년쯤 된

빛바랜 연하장에

누런 이 피어나

정성껏 쓰인

사연들이

살아나

저를

아,


저는

놀라고

언제부턴가

분명하진 않지만

그대의 부드러운 실에

조심스레 야무지게 묶여

어떤 관념과 감정으로부터도

전혀 벗어날 수도 헤어날 수 없는

어느덧 자유를 잃어버린 존재가 됩니다.


당신에게 자유를

빼앗긴 즐거움이

봄빛에 피어난

아지랑이 같은 줄 몰랐습니다.

그렇더라도

앞으로 존재할 만리 밖 내일의 삶도

영원히 그대 함께 할  

욕심을 잉태한 기도를 감히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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