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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이미 Mar 20. 2024

기다리는 마음

그대를 언제 만났는지

아련 합니다.

무명 적삼 다려 입고

멧돌 방아 쉬엄쉬엄 장난삼아 돌리던

웃음 꽃 묻어나던 어느 시절이었을까요?


서책 끼고 규장각을 돌아 나오는

담담한 그대의 홍안을 훔쳐 보던

봄 저녁 해질 무렵의 어느 시간이었을까요?


목적지 없이 표류하듯

조각배가 쉬어가던 

가을 저물녘의

짙초록 바위 곁의 갈대밭이었을까요?


알 수 없습니다.


낯선 동유럽의 소도시들을 달리며

심한 이방인이 되어 휘청댈 때도

춤추듯 호기심 안고

동행하는 꿈을 꾸었음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수도  없이

기다린 만큼 더 기다려야 

기약없는 때를

그저 

꿈꾸며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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