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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군인
- 이렇게 슬픈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내가 아는 이야기도 슬픈 것이라면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우리 형에 관한 이야기인데 나는 이 이야기가 지금 결말쯤 와있는지 중간쯤 와있는지 모르겠다. 만약 그 이야기가 결말에 가깝다면 형은 곧 완벽히 죽거나 완벽히 살게 된다. 아무래도 가족의 죽음이 들어간 이지선다는 내키지 않으니 나는 형의 이야기가 중간 초반부쯤이었으면 좋겠지만 형은 주로 아닌 듯하다. 매일 몇 십 알의 약을 먹고 몇 십 개의 기억을 잊는 형이 그런 말을 할 때면 난 형의 얼굴 앞으로 꼬질꼬질한 바오를 집어든다. "죽으면 바오 못 볼 텐데.. 그치 바오야?"
우리 모두는 각자 인생 대본을 먼저 읽어보고 태어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니까 인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내가 선택해서 나온 세상이란 뜻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0살 이전의 나는 꽤 자신감이 넘치던 녀석으로 추정된다. 인생이 원래 뭐 하나 쉬운 게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 녀석에게 회답하듯 잘 살아보고 싶다. 전에 형에게도 이와 같은 희망적인 말을 해줬었다. 그러자 형이 조금은 웃긴 말을 했다.
"그 새끼는 지가 살 것도 아니면서 왜 그런 거래?"
"아니.. 고른 게 형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