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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 운 Mar 07. 2024

이렇게 슬픈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책 <훌륭한 군인> - 포드 매덕스 포드


- 이렇게 슬픈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고 했던가. 축복으로 태어났음에도 결국 슬픈 이야기가 생기기 마련이다. 삶에 슬픔이 없다는 건 상반되게도 결국 불행이다. 밋밋한 삶에 조용히 내리는 모든 슬픔들은 건조한 마음을 축축하게 적시는 보슬비가 아닐까.


참으로 대단한 용기다. 독자들이 슬픈 감정에 들게 될 것이라는 확신. 그냥 쓴거다라고 넘어가기엔 책임이 크다. 나의 책을 꼭 집필해야해 하는 작가라면 문장 하나하나가 정말 조심스럽다. 더군다나 첫 문장의 자리는 더더욱 그렇다. 실제로 김훈 작가님은 책 <칼의 노래>의 원고를 쓸 때 첫 문장인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를 '꽃은 피었다'로 쓸지, '꽃이 피었다'로 쓸지 한참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만큼 첫 문장은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아도 묵묵히 챙김이 좋다. 일례로 나만의 슬픈 이야기도 그러하다.


"말하면 이 묵직함이 흩어질 것 같아서 말하고 싶지가 않다. 이 말들이 막 쏟아지고 싶어서 혀 끝까지 밀려왔는데, 꾹 다시 밀어 넣게 되는 그 순간, 그 순간부터 어른이 되는 거다. 내가 이걸 삼키다니, 자기한테 반하면서" - 나의 해방일지


나만의 슬픈 이야기를 쏟아내기 전, 마지막으로 한 번다시 삼켜내 보시라. 묵직함도 건재하고 한층 더 어른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 삼키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이전 03화 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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