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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 운 Mar 06. 2024

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책 <베어타운> - 프레드릭 베크만


- 3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 숲 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쉼표 하나 없는 이 긴 문장에서 핵심을 찾자면, 아마 십대 청소년과 숲이지 않을까. 그것도 초록색 잎이 아닌, 하얀색 눈으로 덮혀진 숲. 책의 표지를 보아도 설산의 느낌을 띈다. 책의 제목이 베어타운이라 곰을 의미하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저자가 정확히 누군가의 이마라고 표현한 것을 보아 곰은 아닌 듯하다. 그저 마을이나, 동네 이름이 베어타운 일 수도 있고, 곰 같은 사람에게 방아쇠를 당겼을 수도 있지 않을까.














첫 문장의 느낌으로만 보았을 때, 이와 비슷한 내용의 단편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2018년 동아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인 '우 따'라는 소설이다. 십대 청소년의 살인사건을 다뤘다는 점이 비슷하다. 보통의 십대가 겪을 수 있는 사건과 감정으로 살인이라는 최후의 마침표를 찍기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눈이 내리는 3월, 산탄총을 든 십대 청소년, 밤이지만 어둡지 않은 산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3월의 북유럽을 제외하면,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축제다. 하지만 이것들이 서로를 숨기고 감싸 그럴싸하게 만들었다.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참으로 안타깝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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