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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조음 Jun 11. 2024

브런치 강적을 만나다

매일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해

영웅(류귀복 작가님)

24년 1월,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쓸 무렵 류귀복 작가님의 출간소식이 핫이슈였다.

미스터 트롯에서 1위를 차지한 임영웅 같은 존재였다. 아~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는구나. 부러움과 동시에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천재작가였다. 그의 출간 소식에 여타의 브런치 작가님들이 자기 일처럼 축하해 주었다. 칭찬의 댓글들이 줄을 이었고 답글을 달아주는모습이 팬들에게 사인해 주는 임영웅처럼 보였다.

큰 별(김별 작가님)

브런치 화면이 켜지면 언제나 김별작가님의 글이 메인화면을 장식했다. 로그인할 때마다 작가님의 글과 진이 뜨다 보니 저절로 이름을 알게 되었다. 메인을 장식할 때마다 이백 명, 오백 명, 팔백 명, 천명, 기하급수적으로 구독자가 늘어나며 응원금까지 쇄도하는 게 눈에 보였다. 천명독자 기념 케이크 사진을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아~이렇게 글을 잘 쓰면 구독자도 늘고 돈도 벌겠구나 생각했다. 사진으로 비치는 김별 작가님의 화려한 자태가 시선을 끌었다. 곱게 나이 들어가는  매혹적인 만인의 연인, 오드리 헵번 같기도 하고, 영원한 스칼렛 오하라, 비비안 리를 닮은 듯했다. 내게 있어 김별작가님은 큰 별이었다.

쥐구멍

 브런치의 대스타 류영웅 님과 큰 별님의 글을 으며 거창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창작 의욕을 불태우며 침대 위에서나 운전 신호대기 중에도 핸드폰을 켜두고 집중했다.  글을  읽어 내려가며 거슬리는 부분은 수정하는 등 글에 파묻혀 살았다.

<이혼하셨어요>,  <이혼 두 번 할까 두려워 재혼 못하겠어요> 삼만 회를 상회하는 조회수를 달성했다. 연재하는 글마다 나름 조회수가 나와줘서 뿌듯했다.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면  류영웅, 큰 별님처럼 되겠구나 싶었다.


강적 (유미래작가님)

브런치 강적을 만났다. 브런치 글 맛집을 탐색하던 중 유미래작가님의 글을 보고 줄행랑을 쳤다.

 <며느리가 박스 케이터링으로 차려준 생일상>50만, <노인 둘이 사는 집은 몇 평이 적당할까>20만, 조회수를 달성하였으며 글 전체 백만 조회수를 달성한 유미래작가님. 대단한 강적이다.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다.

500,000 vs 30,000

3만이 넘었다고 우쭐했던 게 마나 부끄럽던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꼬랑지를 내린 그 뒤로부터 유미래작가님의 글을 구독하며 댓글 눈도장을 찍었다.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했던 건 유미래작가님의 성품이다. 댓글이 얼마나 따스하던지 불량한 어린이라 할지라도 유미래 교장선생님 앞에 앉으면 저절로 순해질 같은 인품이 엿보였다. 교육자다운 풍모가 글에서 물씬 전해졌다.

천방지축, 시클사끌, 어수선한 나를 굴복시키는 것은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햇볕처럼 따스한 댓글이다.

난 유미래작가님의 환한 미소 띤 댓글에 무장해제를 당한다.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된다.


<날마다 행복하지 않지만 행복해>

 <퇴직했지만 놀지 않았습니다>에 이어 두 번째 책 <매일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해>이 출간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엊그제 두 번째 출간한 책이 쿠팡으로 배송되어 왔다. 내 책을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행복을 음미하고 싶어서 천천히 읽었다.

 

*행복을 위한 행복한 이야기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

*소소한 하루하루 행복한 일

*소박한 나들이로 행복한 일상

*음식을 나누는 행복한 일상


물질이 가져다주는 행복이 아닌 가족들과의 따스한 순간들, 콩나물 한 줌으로 끓이는 황태못국 같은 소박한 삶의 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이었다. 행복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잔잔한 에세이. 시종일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책을 읽었다.


숟가락 얹기(제2회 오렌문학상)

얼마 전 나의 글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작품이 오렌 작가님이 기획한  제2회 오렌문학상을 수상했다.  브런치에서  닮고 싶었던 나의 임영웅, 나의 큰 별, 나의 강적 작가님들의 글과는 감히 겨룰 수는 없는 수준이다. 그저 글 쓰는 사람들끼리의 유쾌한 기획에서 탄생한 문학상이다. 쪼대로 글 쓰는 작가,  글 쓰는 것을 번지점프하듯  즐길 줄 아는 오렌작가님이 인정해 주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위 네 분의 작가님들 외에 무수히 많은 작가님들의 글들이 나에게 새로운 영혼을 불러일으킨다. 브런치에서 훌륭한 멘토작가님들이 있어서 함께 공감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얼굴을 볼 수 없는 익명의 공간이지만 이곳에도 사람들이 산다. 글 쓰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브런치에서 글쓰기는 글의 실력을 가리는 곳이 절대 아니다. 최신순, 응원순, 라이킷순... 기준으로 순위를 정해놓은 것뿐, 글의 실력을 가늠하는 대결의 광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쓴 글을 함께 공유하고 즐기며 위안과 행복을 느끼는 것뿐이다. 쓰는 즐거움, 읽는 즐거움, 이 즐거움이 소소한 행복이다. 평범한 일상에서의 기적은 바로 이러한 행복이다. 다른 작가의 글을 읽고서 행복을 느낀다면,  또 내가 쓴 글을 읽고서 누군가가  행복하다면, 이것이야말로 소소한 삶의 기적 아니겠는가. 유미래작가님의 글은 바로 행복한 글 쓰기의 모범답안 같다.


삶이 글이 되고, 글이 책이 되는 행복한 삶의 소유자 유미래 작가님의 신작 <매일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해>, 읽어보시길 권장하고 싶다.


임영웅(류귀복작가님)

큰 별(류귀복작가님)

강적(유미래작가님)

쪼대로 즐기는 (오렌 작가님)


난 다시 꿈을 꾼다.

내 앞을 먼저 지나간 브런치 대선배님들의 발자취를 따라 터벅 걸어갈 것이다.

행복한 글 쓰기를 위하여 전진할 것이다.


눈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

네가 남긴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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