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별 거 없었지만, 자주 행복했다!
짧은 글 시리즈
세상을 부정적으로 사는 신랑에게 확고한 개똥철학이 있다.
인생은 정반합, 싸인코싸인 곡선이라고.
그 삐딱한 삶의 태도는 꿈쩍 않으면서 싸인코싸인은 무슨.
근데, 살아보니 틀린 말도 아니다.
얻는 게 생기니 잃는 것도 생기고 나빴다 나아지기도 하고.
오늘 행복하다고 내일도 그런 건 아니고, 오늘 힘들다고 영원히 그렇지도 않더라.
김혜자 선생님이 '눈부신 날에' 드라마에서 그러셨다.
행복총중량의 법칙.
내게 주어진 행복의 총량은 내 생애에서 어떡하든 다 돌아올 테니 지금 힘들다고 좌절 말라는 것.
이걸 나이 들면서 정말 많이 느낀다.
그 행복이 얕게 와도 바로 느낄 수 있도록 행복에 온통 집중하고, 사소한 것도 행복하다 여기면 정신건강에 굉장히 유리하다.
나는 새 화장품을 바르며 주름이 미세하게 펴졌다고 좋아하고, 샴푸를 바꿨는데 머리숱이 풍성해진 것 같다고 만족하며, 늘 울상인 타이어집 사장님이 요즘 밝아지신 게 다 내 아침 인사 덕이라고 의도적으로 생각한다.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일들을 늘려나가는 거다.
신랑은 쓸데없이 긍정적이라는데, 내가 행복을 느끼면 된 거 아닌가.
오늘도 별 거 없었지만, 자주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