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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채 Jul 21. 2024

변화

2024년 7월 3주 차

 사실 나는 먹는 거에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었다. 딱히 뭐가 먹고 싶다 하는 것도 없고 배도 잘 안 고프고 배가 고프다고 하더라도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었다. 그런데 제주에서 입맛이 좀 돌고 잘 먹기 시작하면서 맛있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같이 먹는지도 중요하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 거 같아졌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모난 부분이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성격이 많이 다듬어진 편이다. 그럼에도 가끔 모난 부분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면 속으로 아차 싶기도 하다. 좋아하는 작가님도 옛날엔 분노가 많았고 지금은 그게 덜 하다니 왠지 위로가 된다. 나도 언젠간 좀 더 너그럽고 부드러운 어른이 되어 있을까? 10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아주 놀라서 기절초풍할지도 모른다. 10년 전의 나는 더 소심했고 용기도 없고 겁이 아주 많았다. 지금의 나도 여전히 겁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꽤 대범해진 면도 있고 가끔은 용기를 낼 줄도 알게 됐다. 내가 물을 안 무서워하게 되고 제주에 내려와서 살면서 서핑을 이렇게까지 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으니까. 20살 때만 해도 내가 서른 살쯤 되면 구두 신고 정장 입고 광화문을 누비며 일하는 사람이 돼있을 줄 알았는데 정작 지금 나는 구두는 답답해서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절대 신지 않고, 정장보다는 청바지를 입은 내 모습을 더 좋아하고, 내 몸을 옥죄는 옷은 입지 않으며, 서울에서 살거나 일하는 건 절대 싫다고 생각하고 있다. 10년 전엔 상상도 못 했던 내 모습이지만 내가 상상했던 모습보다는 지금의 내 모습이 훨씬 마음에 든다. 그러니 10년 뒤의 내가 더더욱 기대된다. 나는 대체 10년 뒤에 어떤 모습일까? 아마 내가 상상도 못 한 모습이겠지만 지금의 나보다 훨씬 멋있는 사람이겠지.


 그리고 또 하나, 내가 불확실함을 좋아하게 될 줄도 몰랐다. 언제나 확실하고 안정적인 걸 원하던 나였는데

어느새 삶의 불확실함을 좋아하고 즐길 줄 알게 된 것 같다. 그러니 영원하지 않을 지금 이 시간들을 충분히 만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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