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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세계

『어린이라는 세계』(김소영)

by 금채

『어린이라는 세계』 그리고 나라는 세계

출처: 사계절 출판사

'어린이'라고 하면 일상에서 무시되기 쉽다. 아마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괴롭히려는 어른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보다는 아무래도 성인보다 작은 몸집을 가지고 있고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배제되기가 쉬운 대상인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어린이의 몸집이 어른의 절반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세계, 그 사람의 권리까지 절반인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일을 하며 발견한 '어린이라는 세계'를 섬세한 문체로 보여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내가 어린이들을 어떻게 대해왔는지 다시 돌악보게 되고, 일상에서 주변의 어린이들을 마주하게 되면 어느샌가 존중을 담아 자연스레 존댓말을 쓰게 된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자. 까마득한 옛날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꽤나 선명한 것들이 있다. 어릴 때의 나는 소심하고 겁도 많았다. 뭐가 그리도 겁날 게 많았을까. 어릴 때에는 집이 유복하지 않았고 게다가 삼 남매 중에 첫째로서 항상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엇나가면 안 됐고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어린 나이였기에 공부만으로 당장 집에 도움이 될 수는 없었고 이런 상황은 답답함이 내 머리 위를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나는 소심하고 보수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기본 성향이 어디 가지는 않기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겁이 많은 편이지만 어릴 때에 비하면 꽤 용감한 어른이 된 것 같다. 그러니 지금 어른이 된 내가, 어린이였던 나에게 스스로 조금은 다정한 말을 건네도 되지 않을까. 나 참 많이 컸구나. 나 참 열심히 자라왔구나. 대견하다. 어린이날을 맞아,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고 나라는 어린이를 위로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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