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파스타가 알려주는 한식 메뉴와 혈당 이야기
오늘도 파스타(Pasta)에서 보내준 자료를 공유하고자 하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즐겨 먹는 한식 메뉴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도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의외로 한식이 혈당을 많이 높이는 음식이라는 것입니다. 흔히 생각하기에는 한식은 건강한 식단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본 자료는 파스타 앱 사용자들이 2024년 2월부터 2025년 3월 31일까지 직접 기록한 식사&혈당 데이터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한식 메뉴들이 실제 혈당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 것이라고 합니다.
데이터가 말해주는 한식 혈당
자료를 보면 대부분의 한식이 최소 47mg/dL부터 최대 67mg/dL 이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식후 50mg/dL 이상이면 혈당 급상승(혈당 스파이크)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먹는 한식 메뉴의 대부분이 혈당 급상승을 유발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지난 『전당뇨인의 고군분투 15』혈당 반응 Worst 50에서 당당하게 4위를 차지한 제육덮밥은 67mg/dL로 가장 높은 혈당 상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좀 더 세부적인 사항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면은 조심해서 드셔야 할 음식이라고 보이네요.
면류의 경우 평균 63mg/dL로 한식 메뉴 중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면은 정제 탄수화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혈당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특히 면 중에서도 물냉면은 평균혈당 상승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양념에 포함된 설탕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볶음밥/덮밥류는 평균 61mg/dL로 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혈당 상승 수치를 보입니다. 특히 제육덮밥(67mg/dL)과 같이 당분이 들어간 양념류 음식은 혈당 상승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같은 덮밥이라 해도 소고기덮밥(58.3mg/dL)은 단백질 중심이라 혈당 상승이 비교적 덜 나타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영양소를 비교해 보니 소고기덮밥이 왜 단백질 중심이라는지 얼추 이해는 됩니다. 돼지고기는 소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방 함량을 가지고 있고,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에 비해 소고기는 지방 함량이 돼지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소고기가 더 많은 단백질을 제공하면서도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찌게류는 평균 58mg/dL로 중간 정도의 혈당 상승을 보여줍니다. 특히 부대찌개(62.8mg/dL)는 인스턴트 면이나 떡 등 사리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아 혈당 상승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혈당 반응 Worst 50'에서도 당당(?)하게 12위를 차지했던 음식입니다. 이에 비해 순두부찌개(55mg/dL)는 두부라는 단백질 식재료 덕분에 상대적으로 혈당 상승 폭이 낮았습니다.
삼계탕(47mg/dL), 순댓국(51mg/dL), 갈비탕(52mg/dL) 등은 단백질 중심의 고기 재료의 비중이 커서 혈당 상승이 비교적 낮았습니다. 다만 설렁탕(59mg/dL)과 같이 건더기보다는 국물과 밥의 비중이 큰 형태의 메뉴는 상대적으로 주의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밥류에서도 백미밥(61mg/dL)보다는 잡곡밥(56mg/dL)이나 현미밥(57mg/dL)이 혈당 상승이 낮게 나타나 정제 탄수화물과 혈당의 상관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현미밥이 백미밥에 비해 식이섬유를 더 섭취할 수 있고, 잡곡밥은 섞은 잡곡의 종류와 양에 따라 혈당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이번 조사에서는 요즘 저당 곡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파로나 카무트밥에 대한 자료는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실제로 저도 파로밥을 매번 파스타 앱에서 푸드샷으로 인증을 하면 현미밥으로 인식을 하더라고요. 많이 인식률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몇 가지 음식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한식은 밥과 함께 먹는다는 사실
한식의 경우 메뉴의 특성상 단독 섭취가 아니라 밥과 함께 먹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해당 음식들이 단독으로 혈당을 크게 올렸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함께 섭취한 밥과 기타 반찬의 영향을 고려하여야 할 것입니다.
저도 경험해 보니까 특히 당류가 많이 들어가는 각종 조림류나 볶음류 반찬은 섭취 시 양의 조절이 필요할 것 같더라고요.
한식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
이전부터 알고는 있는 사항이지만 한번 더 리마인드 하는 차원에서 적은 사항입니다.
1. 꼭 한식뿐 아니라 모든 식사에서 거꾸로 식사법을 시행하세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먼저 먹고, 다음으로 고기나 달걀 등 단백질 음식, 그리고 마지막으로 탄수화물인 밥을 드시면 혈당 상승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식이섬유인 채소는 위장 내 음식물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포만감을 높여 과식도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단백질은 먹은 양의 약 50% 정도만 포도당으로 바뀌어 혈당에 영향을 주고, 영향을 미치는 속도도 식후 3~4시간으로 느린 편이라고 하네요. 만약 식후 2시간 이후에 혈당이 높게 나온다면 단백질을 많이 섭취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지방은 먹은 양의 10% 미만만 포도당으로 바뀐다고 하네요. 그래서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섭취량이 많으면 비만이 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2. 한식의 강점인 다양한 반찬을 현명하게 활용하세요.
채소 위주의 나물이나 단백직이 풍부한 두부, 계란 반찬을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너무 달게 양념이 된 반찬은 주의하세요.
3. 찌개나 국의 국물은 가급적 적게 먹고, 건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혈당 관리에 유리합니다.
짠 음식은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나트륨이 혈액순환 및 배출과 대사를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직접적인 영향은 없더라고 혈압을 높이기 때문에 당뇨 합병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4. 설탕이 많이 들어간 반찬류(감자조림, 어묵볶음 등)는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스나 콜라, 잼 등과 같은 단순당은 섭취 후 10분 정도면 바로 혈당을 상승시킵니다. 단순당 15~20g 정도면 혈당이 순식간에 15~60mg/dL가 상승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참고로 우리가 흔히 마시는 오렌지 주스의 단순당 함량은 제품의 종류와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ml 종이컵 한 잔 분량에 약 15~23g의 당류가 들어 있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하루 당 섭취량을 약 50g으로 권장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를 보니 음료 한 잔에 대한 당류 함량에 대한 것이 나와 있네요. 캐러멜마키아또가 엄청 달아서 높을 줄 알았는데 낮은 편이라 의아하기는 합니다.
청소년 때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이 무려 80g이네요.
이는 우리 국민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보다 13%가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또한 지역별이나 성별에서도 대도시와 남성이 더 높은 당류 섭취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달콤함에 중독되니 나중에 과도한 당류 섭취에 따른 부작용(충치/비만/당뇨 등)이 우려가 됩니다.
5. 식사 후 산책 등 가벼운 신체 활동을 습관화하면 혈당의 급상승을 막는 등 혈당 관리에 좋습니다.
이건 저도 꼭 실천하는 사항으로 확실한 효과가 있기는 합니다만, 좀 빠른 걸음으로 걸어야 효과가 있습니다.
흔히 혈당을 덜 올리는 음식은 무조건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오해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혈당 상승 정도가 낮다고 그 음식이 항상 건강에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하네요.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가 가장 중요하며, 음식 하나의 혈당 반응에 너무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고 과식하지 않는 습관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같은 음식이라고 해도 개인마다 혈당 반응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몸이 어떻게 음식에 반응하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가끔 다른 분들의 혈당 자료를 보면 저와 많이 다른 부분을 발견할 수 있더라고요. 그러니 남의 것은 참고 삼아 활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저도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한 후 식사를 해보면서 혈당을 높이는 음식은 가능하면 먹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식후에는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충분한 운동을 했습니다. 덕분에 당화혈색소가 정상 수치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과도한 체중 감소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더군요.
그래서 올해 목표는 현재 몸무게에서 4kg 정도를 찌울 계획으로 식사량의 증가와 식후 운동의 적절한 조절을 실시하고 있습니다(현재 체중 59kg → 목표 체중 63kg).
나이가 들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오히려 더 건강하다고 주치 의사께서 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체중은 건강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연구결과도 있기는 한데, 오랜만에 보는 사람마다 어디 아프냐라고 할 정도니 적당한 체중은 유지해야 할 것 같네요.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