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검진 시 당화혈색소가 정상치인 5.4로 내려왔습니다. Bravo~
오늘은 모처럼 좋은 소식을 듣고 병원에서 나오는 길입니다.
얼마 전 받은 종합검진에 대한 결과는 이전과 비슷했지만, 당화혈색소(HbA1C) 수치는 작년에 비해 많이(?) 낮아졌기 때문이지요.
※ 당화혈색소 정상범위는 4.1~6.0%라고 되어 있지만, 5.7~6.4%이면 전당뇨 범위에 포함됩니다.
당화혈색소(HbA1c)는 혈액에 들어온 포도당이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와 결합한 것을 말합니다. 적혈구에 한 번 결합한 포도당은 적혈구의 수명인 약 3개월간 운명을 같이 하므로, 이 수치를 검사하면 지난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번의 채혈을 통해 실시하는 혈당 검사는 일시적인 수치인데 반해, 당화혈색소는 장기적인 혈당 조절 상황을 확인할 수 이어서 더 신뢰성이 있는 기준입니다.
참고로 저의 당화혈색소는 5.4이나, 연속혈당기로 측정된 평균 혈당은 104~128까지 다소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연속혈당기와 채혈을 통해 측정한 값의 차이가 있으니 그냥 참고로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당뇨 상태라 주의가 필요합니다
작년 종합검진 결과 확인 시 의사로부터 당화혈색소가 5.7이라며 전당뇨 판정을 받았습니다. 향후 수 년내 당뇨병으로 갈 수 있으니, 관리를 잘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매월 다니는 병원에 가서 종합검진 결과에 대해 문의해 보니, 우선 3개월 뒤에 한번 더 측정을 해보고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3개월 뒤 받은 검사 결과도 5.8로 역시 전당뇨상태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머님이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당뇨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더 나빠지기 전에 잡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어떻게 혈당 관리를 시작하여야 할지 무척 막막하더군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먹지 말아야 하는지, 무조건 단 것을 안 먹으면 되는지 등 각종 정보는 확인했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때 아들이 제가 당뇨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알고, 때마침 회사와 연계한 프로모션을 통해 연속혈당기를 구입하여 건네주더군요. 이렇게 처음 접한 연속혈당기를 팔뚝에 부착한 후 생활하면서, 저에게 맞는 음식과 식후 운동 결과를 실시간 수치를 통해서 보니 혈당관리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이 잡히더군요.
체중 감소로 근손실 우려
지금까지 연속혈당기를 총 10회를 부착하면서 혈당을 조절하다 보니 체중도 10㎏ 빠지고, 이렇게 당화혈색소도 정상범위 내로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매 식후에 혈당 급상승은 발생하고 있으며, 혈당에 안 좋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 상승폭이 크고 오래가는 것은 동일합니다.
저는 매년 4월 제 생일 달마다 종합검진을 받고 있습니다. 검진을 도와주는 간호사께서 제 데이터를 보더니 작년에는 68㎏였는데 올해는 58㎏이라며, 무려 10㎏이나 빠졌는데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네요. 지난 1년 동안 이렇게 걱정하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검진 결과 확인 시에도 의사로부터 혈당 걱정보다, 지나친 감량으로 인한 근손실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동네 주치의도 계속 저보고 살 좀 찌라고 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다 보니 혈당을 관리하면서도 체중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 나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무계획 정년휴가 10일 동안은 혈당관리보다는, 체중을 증가시키는 쪽으로 노력을 좀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전보다 맘 편하게 좀 더 먹었다는 것이 맞습니다. 그랬더니 약 3㎏ 정도 체중이 늘었습니다. 거울을 보니 별로 차이는 못 느끼겠지만, 그래도 전에 비해 얼굴이 좀 있어 보이기는 하네요.
트레이드오프(Trade-off)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쪽을 얻기 위해 다른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말하는데, 지금 제 상황이 꼭 이렇습니다. 체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좀 더 먹거나, 아니면 운동량을 좀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혈당 수치를 실시간 그래프로 보고 있으면, 많이 먹기도 식후에 운동을 적게 하기도 고민이 됩니다.
전당뇨가 당뇨병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일반적으로 매년 8% 정도라고 합니다. 즉, 전당뇨 상태로 진단받은 사람 중 약 8% 정도가, 다음 해에 당뇨병으로 진행된다는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난 1년간 열심히 노력해서 이제 겨우 전당뇨 단계를 벗어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적정체중으로 몸무게를 늘리면서도,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할지 또 하나의 숙제를 안고 다시 출발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해야지만 제가 생각하는 '당뇨 No! 피할 수 없다면 죽기 전날 OK!'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