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레이, 다용도로 사용하고 좁은 곳에도 주차 가능(D-97)
운동 삼아 걷는 길이라 그저 발걸음에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문득 눈에 들어온 비정상적인 풍경이 있었습니다. 모든 차량이 길가에 일렬로 평행 주차를 하고 있는 가운데, 레이 한 대만 직각 후면 주차를 해놓은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도 평행 주차를 하고 있는 차 사이가 좁으니 그냥 직각으로 밀어 넣은 듯합니다. 다행히 이중 주차한 차량이 있어서 주행하는 차량에 크게 방해는 되지 않습니다. 다소 황당(荒唐)하지만 경차 레이의 주차 능력을 한껏 보여주고 있네요.
승용으로 화물 운반용으로, 다용도 사용 가능
첫 번째 구입했던 빨간색 레이는 지금은 다른 분께 양도했지만, 오랫동안 함께했던 애착이 깊은 차량입니다. 이 차의 테일게이트를 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웬만한 짐은 거뜬히 실을 수 있어 실용성 측면에서 참 유용했습니다.
서신면에 처갓집 소유의 조그만 농막이 있는데, 여름에 시원한 음료수나 과일을 먹기 위해 냉장고가 필요했습니다. 마침 처갓집에서 놀고(?) 있던 뚜껑형 김치냉장고가 있어 이를 사용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1톤 화물차가 필요한 상황이었지요.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레이의 2열 시트를 접은 후 넣어봤더니, 놀랍게도 쏙 들어가더라고요. 그렇게 냉장고를 무사히 농막에 가져다 놓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 냉장고는 얼마 전까지 잘 사용하다가, 작년 장마철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침수 피해를 입어 결국 버리기는 했지만요.
주차할 공간은 적은데 비해, 차는 점점 많아지고 덩치도 커지고 있습니다.
요즘 아파트 단지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주차공간도 많아지고, 주차 구획의 크기도 키우고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부에 해당되는 이야기 합니다.
그러니 주차장이 아닌 곳이더라도 조금의 틈만 있으면 주차를 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레이와 같은 경차가 참 유용합니다. 일반 차량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공간이나 자투리 공간에도 무리 없이 주차가 가능하니까요.
최근 몇 년 사이, 저도 차량의 크기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딸애는 결혼하여 나갔고, 아들도 곧 장가를 갈 것이니, 굳이 큰 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차가 작아질수록 사고 시 안전에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차제가 작은 만큼 사고 시 승객을 보호할 공간이 줄어들고, 고장력 강판과 같이 충격에 버텨주는 재질도 적게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경차에도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인 ADAS(Advenced Driver Assist System)를 선택하여 장착할 수 있으니, 사고의 우려는 좀 줄어들기는 했습니다.
저는 사고가 난 이후 탑승자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사고 자체를 예방하는 기술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