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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이전에 딸의 아빠, 딸의 임신 소식

준비된 스마트 할부지 1

딸아이의 임신 소식을 듣는 순간 울컥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인지 조금만 감정적인 동인(動因)이 생기면 울컥하기는 한데, 이번은 울컥하는 결이 사뭇 다릅니다. 아직 환갑도 안된 나이인데 벌써 할아버지가 된다는 생각이 드니 좀 어색하기도 하지만, 무조건 기쁜 일입니다. 그래서 임신한 딸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것을 하루하루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나중에 딸아이와 손주가 볼 수 있도록...


예전에는

임신하는 것이나 아기를 출산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어디까지나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결혼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임신을 하고, 뱃속의 아기가 무럭무럭 자라 임신 후 40주(280일) 정도에 분만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뭐 저도 남자라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인터넷 자료를 찾아보니 그렇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은 난임을 겪는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TV에서도 봤지만 얼마 전 동네 보건소를 지나다 보니 '난임부부 시술 시 지원'이라는 현수막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난임인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저희 딸 내도 난임부부라네요.

그래서 시험관아기시술 과정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야 모르니까 별 걱정을 하지 않았었는데, 시험관아기시술 과정이 생각보다 녹녹한 것이 아니라고 하네요. 시험관아기 시술 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과배란 유도 주사도 시간에 맞추어 맞아야 하고, 난자 채취 등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하는데, 정말로 딸애가 많이 힘들어하는 것이 보입니다.

그래도 잘 참고 여러 과정을 견디었는데, 첫 번째 배아 이식은 잘못되었다고 하네요.

아직 젊은 나이라 첫 번째에 성공할 줄 알았는데 잘못되었다고 하니 마음도 아프고, 은근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몸 상태가 좋아진 후 다시 두 번째 배아 이식이 실시되었고, 결과를 기다리는 1주일이 꽤 길게 느껴집니다. 이번에는 잘 되어야 할 텐데, 기대 반 두려움이 반입니다.


드디어 임신

딸애는 배아 이식 1주일 후 병원에 가서 임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바심이 난 딸애는 병원 가기 전 날부터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용도로 쓰이는 '임신진단테스트기'로 미리 검사를 한 모양입니다. 그 결과 첫 번째(위쪽) 것은 대조선 대비하여 희미하게 검사선이 보이기 시작했고, 병원 가는 당일 아침에는 전 날에 비해 검사선이 더욱 또렷해졌다고 합니다(아래쪽). 아마 본인도 임신을 미리 확신한 것 같습니다.

임신테스터기 1차 수정.PNG

병원에서 실시한 피검사 결과도 양호하게 나오면서 드디어 임신이 확인되었습니다. 정말 기뻤고 안도의 한숨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하네요. 2차 피검사에서 1차 피검사 대비 10배 이상으로 수치가 뛰어야 하고, 초음파로 아기 집도 보고, 아기 심장소리 듣기와 박동수 체크 등 꽤 여러 단계를 거쳐야 안정적으로 임신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딸아이가 힘들어할 것 같아 딸이 근무하는 회사로 퇴근하면서 차를 가지고 갔습니다. 딸아이를 집까지 편하게 데려다줄 요량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 물어보니 아직은 몸에 큰 변화가 없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왠지 피곤하다고 하네요. 이런 사소한 것도 걱정이 되기 시작하네요.


누구나 할아버지가 될 때는 초보가 당연하겠지요.

저 역시 예비 초보 할아버지가 맞지만, 아직은 딸아이의 아버지가 우선이네요.

딸아이가 건강하고, 손주도 건강하게 잘 자라기만 바랄 뿐입니다.


※ 내용은 딸아이의 임신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하였으나, 일부 의학 관련 사항은 인터넷을 참고하였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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