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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발기를 고기 뜯듯이 마구 물어뜯네요

준비된 스마트 할부지 56, 씹고 맛보고 즐기는 것 같습니다.

요사이 손녀가 자라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입으로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무슨 광고 멘트도 아니고 진짜 씹고 맛보고 즐기는 것처럼, 자기 손은 물론이고 손에 닿는 것은 닥치는 대로 움켜쥐고 와구와구 먹는 것을 자주 봅니다. 물론 침은 덤으로 흘리고요.


치발기가 뭔가요?

치발기가 뭔가 했더니 ‘치아 발육기’의 줄인 말이라고 하는데, 구강기의 아이들에게 잇몸과 치아를 자극하여 구강 발달과 턱 운동, 그리고 두뇌발달에 도움을 주는 놀이 용품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긴말은 무조건 줄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식세기’라는 말을 처음 듣고는 잠시 기분이 찜 짐 한 적이 있었습니다.

분명 욕이 아님을 알면서도 발음이 영 듣기 거북하더군요. 지금도 갑자기 들으면 깜짝 놀라기는 합니다.

‘식기세척기’가 그렇게 긴 단어는 아닐 텐데 왜 굳이 줄이는지 알다 가도 모르겠습니다.


치발기 사용은 언제부터?

치발기를 언제 사용하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는 않더군요.

그냥 손으로 뭐든지 입에 가져가는 일이 많아지는 시기부터 사용하면 좋다고 하는데, 늦어도 아기의 이가 나는 시기부터는 꼭 필요할 것 같네요. 대략 4개월부터 시작하고 6개월 정도 되면 치발기를 잘 물 수 있게 된답니다.


손녀를 봐도 요 근래(5개월)에 부쩍 입으로 물건을 가져가서 씹고 있어, 치발기를 손에 쥐어준 것 같습니다.


딸애가 보내준 영상을 보면 무슨 맛있는 음식을 먹듯이 잘근잘근 씹으며 즐거워하는 것이, 마치 “맛을 음미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합리적인 의심도 생깁니다.

이마에 주름까지 만들면서, 매우 집중하며 맛을 음미하듯 씹는 것을 보니 제가 다 배부르네요.


치발기의 효과

치발기는 구강기*를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해 주면 이앓이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잇몸의 간지러움을 해소시킬 뿐만 아니라 턱관절을 움직이고 잇몸, 혀, 입술 등을 자극하는 등 이유식을 먹기 위한 단계를 치발기를 통해 연습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직접 손에 쥐어 사용하기 때문에 소근육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언뜻 보면 성인의 손목강화운동기구와 비슷하네요. 그래서 이름이 ‘글로브치발기’라고 한답니다. 참 작명도 잘하네요.

[구강기(Oral Stage)란?]*

아기가 태어나서 가장 빠르게 시작되는 발달 단계 중 하나가 바로 구강기라고 합니다. 이 시기는 생후 0개월부터 약 18개월(1살 반)까지 이어지는데, 이 시기에 아기는 입을 통해 세상을 탐색하고 다양한 감각을 익히게 됩니다. 그러니 아기 성장 발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이지요.

입은 아기가 외부 세계와 가장 먼저 접촉하는 기관으로 물체의 크기, 질감, 맛 등을 느끼면서 경험을 쌓아갑니다. 이러한 경험은 이후의 인지 발달과 문제해결 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또한 구강기는 치아 발달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어, 이 시기 동안에 첫 치아가 나기 시작합니다. 유치가 잇몸을 뚫고 올라올 때 아기들은 잇몸이 간지럽다고 느끼는데 이런 잇몸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물건을 물어보는 행동을 하는 것이고요.


좋은 치발기?

치발기는 아무래도 아기 입에 닿는 물건이니 자주 소독하여, 세균이나 오염 물질이 축적되지 않도록 관리를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손상되거나 찢어진 부분이 없는지도 자주 확인하여야 아기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소재의 확인이 중요합니다.

주로 실리콘, 천연 라텍스, BPA Free 플라스틱* 등 인체에 무해한 소재여야 할 것입니다.

bpa-free-stamp-no-bisphenol-260nw-2044902509.jpg [BPA Free 마크]
[BPA Free 플라스틱*]

비스페놀 A(Bisphenol A)라는 인체에 해로운 공업용 화학물질이 있는데, 이 비스페놀 A가 검출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의미합니다. 비스페놀 A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유사해 체내에서 호르몬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어 ‘호르몬 교란 물질’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다양한 장기에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물질로 생각되고 있는데 특히 뇌에서 신경세포의 증식, 분화 등 신경발달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신경발달장애를 유발한다고 하네요.


또한 물 세척이 편하고 열탕 소독도 가능하며, 치발기 내부로 물이 들어가지 않는 제품이 좋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물이 들어가면 잘 건조되지 않을 테니까요. 아마 일체형으로 되어 있다면 치발기 안에 물이 들어갈 일은 없을 것 같네요.


또 하나는 형상입니다.

아기가 손에 잘 쥘 수 있는 크기이며 입에 물었을 때 잘 빨고 씹을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아기가 마구 입에 넣고 빨더라고 입 속이 다치지 않도록 디자인되었는지도 당연히 잘 살펴봐야 할 것이고요.


지금 사용하는 것을 봐서는 치발기가 곧 손상을 입을 것 같네요.

앞으로 몇 개의 치발기가 운명을 다할지 궁금합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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