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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낯을 가릴 때인가 봅니다

준비된 스마트 할부지 54, 쳐다보기만 해도 삐쭉 거리네요.

딸 내 집에 잠시 들르거나, 딸 애가 저희 집에 손녀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손녀가 처음에는 그냥 쳐다보기만 하다, 이내 입을 삐쭉거리곤 울어서 대략 난감합니다.


아내나 딸이 계속 안고 있기 힘드니 제가 안고 있으면 좋으련만, 어떻게 아는지 바로 울어서 다시 넘겨주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제가 잘 못 안아 불편해서 울 수도 있기는 한데, 여하튼 얼굴을 보고 울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기는 하네요.


아기의 낯가림 시기

아내는 “손녀가 이제부터 낯가림이 시작되나 보다”라고 합니다.


보통 아기의 낯가림의 시작되는 시기는 생후 6개월경부터 시작되어 8~10개월경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2세경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신생아 때 아기 시력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가 50일경부터 좋아지면서 점점 눈을 맞추게 되고, 6개월까지 시력이 폭발적으로 향상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때 낯가림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낯선 환경이나 낯선 사람을 구별하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손녀도 시력이 좋아져서 움직이는 물체에 많은 관심을 갖고 눈도 잘 맞추는 것 같네요.


딸도 돌 즈음에 낯가림이 하도 심해서, 돌잔치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딸 애 반경 2m 안에 누군가 있으면 목이 터져라 울어대고, 한번 울음이 터지면 20~30분간 그치지 않았으니까요. 아직 모르지만 지 엄마를 닮았다면 큰일인데 하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아직 손녀는 생후 5개월 정도인데 “벌써 시작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간혹 아기에 따라 4개월경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도 합니다.


낯가림의 원인

이렇게 낯가림을 하는 원인으로는 생후 6개월 이후, 아기는 인지능력이 발달하면서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과 낯선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과의 안정적인 애착관계가 형성되면서 자신을 보호해 줄 사람을 인식하게 되고, 반대로 낯선 사람에게는 불안감을 느끼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랍니다.

좀 서운하기는 하네요. 외할아버지를 낯선 사람이라고 느끼고 있다는 게 말이지요. 쩝.


인터넷을 찾아보니 낯가림 초기에는 엄마나 아빠에 대해서도 일시적으로 낯가림을 하여 정말 난감한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물론 자주 봤던 할아버지, 할머니도 낯가림 대상에 포함되고요.


다행스럽게도 저를 보고 울다 가도 자기 엄마와 아빠한테 가면 금방 울음을 그치고 잘 웃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 여기에는 아내도 포함이 되네요.


낯가림의 대처법은?

뭐 당연한 것 같기는 한데 아기들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낯을 더 가린답니다. 아무래도 엄마와 같은 여성의 얼굴이 익숙해서 인가 봅니다.


아기가 낯가림을 생각보다 오래 지속한다면 이를 완화시켜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대처법의 핵심은 아기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라고 하네요.

부모가 낯선 사람에게 호의적으로 반응하면 아기도 일단 안심을 한다고 합니다.

지난번 부모님 제사 때문에 동생네가 왔을 때, 낯을 심하게 가리면서 울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엄마 아빠 품에 안겨 울지 않고 두리번거리면서 잘 있더라고요.


부모가 낯선 사람을 반갑게 대하면 아기도 일단 안심을 하니, 이후에 서서히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손녀가 반가워서 빠르게 다가가곤 했는데, 좀 시간을 두고 얼굴도 익히면서 차츰 다가가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안경이나 모자와 같은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것도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는 아무렇지 않게 잘 안겨 있었는데, 선글라스를 썼더니 울더라고요.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거부감일 수 있네요.


아기가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좋아하는 놀이로 아이를 달래면 낯선 사람이어도 비교적 쉽게 마음을 열 수 있다고 합니다.


낯가림이 심한 경우, 아기와 유대관계가 좋고 익숙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하여 낯선 사람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 주는 것도 필요하답니다.


그리고 놀이터나 공원 등 멀리서 낯선 사람과 인사하는 연습부터 시작하여 아기가 점차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라네요. 그러니 유모차에 태워 자주 밖에 나간다면 ‘낯선 사람도 안전하다.’라는 경험이 쌓일 것입니다.


이제 곧 날이 추워지면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 잠시 외출을 하기 어려워질 것이네요. 얼마 안 남은 가을 동안 부지런히 낯선 사람과 접촉하는 기회를 늘리라고 해야겠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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