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을 얼떨떨하게 시작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새로운 직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기는 하지만 힘차게 걷고 있습니다.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생각에 밤잠도 설쳤지요.
평생을 몸담았던 곳을 떠나 협력사라는 새로운 터전에서 다시 업무를 마주하게 된 지금, 익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묘한 기분을 느낍니다. 다른 공간, 다른 회사, 다른 사람들인데 왠지 모를 익숙함이 느껴지는 것은 익숙한 업무가 주는 안도감과 낯선 환경이 주는 긴장감의 공존이라고 할까요.
어제까지는 '발주기관(갑)'의 위치였다면, 오늘은 '계약상대자(을)'의 위치에 섰습니다. 마치 거울의 반대편에 서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거울을 볼 때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거울 속의 내가 '나'를 바라본다고 상상합니다. 하지만 거울 속의 '나'는 '나'를 정면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반대편에서 '나'를 마주 보는 입장이 되는 것이지요. 분명 마주 보고 서있는데 왠지 모를 어색함이라고 할까요. 이제는 그 어색함을 새로운 시선으로 받아들여야 할 시간입니다.
자리에 앉아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곧 마주할 새로운 동료들에게 건넬 첫인상은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각오와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직장에 적응할 것인지,
자신을 내려놓는 연습도 해봅니다.
어떤 일이던 시작하기가 가장 어렵고 부담이 갑니다.
하지만 막상 첫걸음을 떼고 나면 마음은 평온해집니다.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어려운 것은 시작하기이니까요.
이제 시작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어떤 길을 만나게 될지 아직은 모릅니다.
하지만 내디딘 첫걸음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네요.
눈앞에 나타난 길의 굴곡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이면 되니까요.
지금까지 그렇게 길을 걸어왔으며, 앞으로도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거울의 반대편이지만, 목적지는 여전히 같습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