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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뇨인의 고군분투 5

혈당 상승폭이 큰 음식

지금까지 총 6회에 걸쳐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한 후, '활동 혈당 개요 보고서(AGP)'를 중심으로 분석해 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어떤 음식이 혈당을 많이 상승시켰는지를 한번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당뇨기준표.png [당뇨 기준]

지극히 개인적인 자료입니다만 저와 같이 전당뇨 단계에 있으신 분이면, 아마 유사한 음식에 비슷한 혈당 반응을 보이실 것 같습니다(개인마다 혈당 반응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라면/자장면/밀면과 같은 밀가루류, 그리고 한식이지만 당이 많이 포함된 음식(덮밥이나 비빔밥 등)의 경우 혈당이 높게 상승합니다. 과자와 음료수 같은 탄수화물과 당류 덩어리는 여기서는 배제하였습니다.


혈당 상승폭이 큰 음식 순서

제가 먹은 음식 중 혈당 상승폭이 큰 상위 10개 음식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혈당 상승폭은 식전 혈당과 식후 최고 혈당의 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식전과 식후의 혈당 차이가 크다는 것은 식후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1위(↑157mg/dl)는 제육덮밥/두부김치/전병/브라우니입니다.

전 처음에는 고기류는 단백질이라 소화가 늦어, 혈당 반응이 느리게 나타나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육과 볶은 김치에는 달달한 당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식이 몸에 좋은 것은 맞는데, 맛을 내기 위해 설탕과 같은 당이 많이 들어간 경우는 예외입니다. 그리고 백미도 같이 있어 더 빠르고 높게 혈당이 반응하는데 한몫을 했고요.

2위(↑127mg/dl)는 고르본졸라 피자와 주꾸미볶음 그리고 콘샐러드의 조합입니다.

퓨전음식으로 피자와 매운 주꾸미볶음으로 구성한 메뉴였는데... 생각보다 빠르고 높게 혈당이 상승했습니다. 주꾸미 역시 맵고 달게 만들었고, 피자도 꿀을 발라서 나왔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콘샐러드 역시 달달한 맛을 내고요. 문제는 2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고혈당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매우 더디게 혈당이 내려오는 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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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127mg/dl)는 비빔밀면입니다.

면도 면이지만 소스가 맵고 달달하게 만들어져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켰습니다. 아마 비빔면이나 비빔국수도 비슷할 거라 예상됩니다. 채소를 먼저 많이 먹으면 좀 나을 것이라고 하는데, 차라리 면을 조금 드시거나 안 드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4위(↑118mg/dl)는 떡라면입니다.

라면은 정상인 분들이 드셔도 혈당이 올라가는 음식이라, 혈당 관리에는 피해야 할 음식 중 하나인데요. 여기에 떡까지 넣었으니 말 그대로 '탄수화물+탄수화물'이 되었습니다. 면류의 경우 두 시간 뒤에도 고혈당을 유지하고 있으니 정말 조심할 음식으로 보이네요. 나트륨 함량도 높기 때문에 국물은 가급적 드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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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117mg/dl)는 순두부찌개, 백미밥, 그리고 두부조림과 같은 반찬입니다.

흔히들 많이 드시는 순두부찌개 정식으로 보시면 됩니다. 두부는 혈당에 좋은 단백질인데요,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백미밥도 탄수화물이고, 반찬도 맛있게 하려고 달달하게 만들면 혈당에 영향을 미칩니다.

6위(↑110mg/dl)는 마파두부덮밥, 샐러드, 자차이 그리고 간식으로 티라미수입니다.

중국음식의 경우 끈적한 식감을 주기 위해 전분이 들어가는데, 탄수화물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되어있어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킨다고 합니다. 그리고 항상 느끼지만 중국음식에는 당분도 많이 넣어지는 것 같습니다. 달달한 맛이 많이 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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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108mg/dl)는 돼지 불고기 비빔밥입니다.

비빔밥은 채소가 많이 들어가 건강식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돼지고기도 단백질이라 혈당 상승이 빠르고 높은 음식은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소스에 문제가 있습니다. 맛을 위해 달달한 당을 많이 넣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먹더라도 비슷하게 상승을 하더라고요. 맛과 당은 뗄 수 없는 사이로 생각됩니다.

8위(↑107mg/dl)는 알탕, 동그랑땡, 기장밥 그리고 후식으로 요구르트입니다.

일부로 밥을 반 공기만 먹었지만, 탕이라는 게 나트륨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음식이라 혈당에 영향을 많이 미치네요. 미국 툴레인대 연구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합니다. 염분이 많은 음식은 식욕을 증가시키고 과식을 하기 쉽게 만들어, 식후 고혈당이 유발된다는 의미라고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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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100mg/dl)는 파스타입니다.

알리올리오와 로제파스타, 그리고 참치회를 곁들였는데 그래도 생각보다는 높게 상승은 안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참치회를 먼저 먹고 파스타를 먹어서 인 듯하네요. 스파게티 면은 저혈당식품이기는 한데 밀가루 함량에 따라 다르니 질 좋은 면을 고르셔야 할 것 같네요.

10위(↑95mg/dl)는 머시룸크림스파게티와 김밥입니다.

시판용 스파게티라 아마 밀가루가 많이 들어있는 면이고 김밥 역시 밥인지라, 이 조합도 '탄수화물+탄수화물'이네요. 김밥은 밥을 최소한으로 넣거나 밥이 안 들어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혈당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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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순당(흰쌀/밀가루/설탕)은 줄이고 복합당(잡곡)은 늘리기, 섬유질(채소류) 자주 챙겨 먹기, 식사는 천천히 20분 이상하기, 반찬부터 먹는 거꾸로 식사하기, 유동식/가루 형태가 아닌 고형식 위주로 먹기'를 하라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것이 식후 운동입니다.



직장 동료 중 한 명이 저에게 묻더라고요. 도무지 먹을 음식이 없는게 답답하다고요.

저의 경우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고 먹어보니까, 계란/아몬드/토마토/사과/키위와 같은 음식은 먹어도 혈당 상승이 거의 없거나 아주 적게 올라갑니다. 그래서 식후 좀 출출하다고 느껴지면 이런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배고플 때 식사를 하면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먹어서 배를 채워두자는 개념입니다.


음식 조절이 혈당 조절에 가장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탄수화물이나 당류가 혈당을 빠르고 높게 상승시키는 것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적게 먹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생활이나 각종 모임에서는 이런 음식을 배제하고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식후운동이라도 충분히 하면 혈당스파이크도 막을 수 있고, 장시간 고혈당이 유지되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고, 식사 후 운동을 통해 혈당이 조절되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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