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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뇨인의 고군분투 4

6번의 AGP(활동 혈당 개요) 보고서 분석

오늘은 1차부터 6차까지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얻은 '활동 혈당 개요 보고서(AGP: Ambulatory Glucose Profile)'를 통해 7개월 간 혈당 관리한 결과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전당뇨 상태에서 7개월 간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고 매일 매시간 혈당 그래프를 보면서, 나름 열심히 식사조절과 식후운동을 통해 혈당 관리를 했습니다. 처음 시작한 4월에 종합검사에서 나온 당화혈색소는 5.7%(체중은 67kg)였고, 7개월 뒤 다시 측정한 값은 5.6%(체중은 58kg)였습니다. 당화혈색소는 0.1% 줄어든데 비해 체중은 9kg이 줄었으니 다소 과하게 체중이 빠진 것 같습니다. 주치의는 다시 살 좀 찌우라고 하네요.


1~6차 AGP 보고서


처음 2회는 덱스콤 G7을, 나머지 4회는 케어센스에어를 장착하였습니다. 사용해 보니 덱스콤은 혈당 보정이 따로 필요 없고, 부착 후 20분 뒤에 바로 인식하니까 사용하기는 편한 것 같습니다. 케어센스에어는 매일 채혈을 통해 보정해야 하기 때문에, 채혈에 부담을 안 느끼시면 사용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제 동료 중 한 명은 피가 무섭다고 채혈하지 않는 덱스콤께 좋다고 하네요. 저는 혈당 수치 변화에 관심이 커서 인지 둘 다 큰 차이는 못 느끼겠더라고요. 단지 덱스콤이 케어센스에어보다는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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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표 범위 내 비율은 횟수가 거듭될수록 '목표 내 범위'로 더 수렴하고 있습니다. 180mg/dl 이상의 비율이 3%에서 1%로 줄었고, 70~180mg/dl의 '목표 내 범위'가 99%가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고혈당 발생 빈도는 적어지고, 안정적인 값을 유지하는 비율이 더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름 혈당 조절이 잘 되고 있네요.


2. 평균 혈당도 처음 123mg/dl에서 112mg/dl로 내려갔습니다. 물론 중간에 약간의 변동은 있었지만 전체적인 면에서 하루 평균 혈당 수치가 10mg/dl 낮아진 것입니다. 아직 목표치인 100mg/dl까지는 멀었지만, 그래도 고혈당 상태가 자주 발생했거나 오랜 시간 유지되는 비율이 줄었다고 보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외식이나 회식 등 음식조절이 어렵고, 식후운동을 확실하게 하지 못하는 경우(최소 30분 이상 운동)에 혈당 조절이 힘들었습니다.


3. 혈당 관리 지표도 처음 6.3%에서 6%로 낮아졌습니다. 이는 병원에서 측정한 '당화혈색소(HbAic)'가 5.7%에서 5.6%로 줄어든 것과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즉, '당화혈색소'와 '혈당 관리 지표'가 비슷하게 연동이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만약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고 계시다면 '혈당 관리 지표'를 통해 '당화혈색소'가 상승할지 하락할지 예측이 가능할 것 같네요. 저는 7개월 간 나름 열심히 음식조절과 식후운동을 통해 0.1%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0.1% 내리기도 쉽지는 않네요.


4. 변동계수는 19.2% -> 27.6% -> 15.9%로 다소 움직임이 커 보입니다. 하루 혈당의 변동에 대한 지표인데 차츰 변동성이 적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혈당 상승이 심한 음식을 덜 먹고, 식후 운동을 통해 혈당 상승을 막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활동 혈당 개요는

연속혈당기 장착 기간 중 혈당값의 변화를 마치 하루동안 발생한 것처럼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그러니까 10~15일간 데이터를 하루 시간대에 겹쳐서 표시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느 시간대에 고혈당이 발생했고 얼마나 유지되었는지, 그리고 혈당 변동폭이 어느 시간대에 심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1차를 보시면 아침식사 후 혈당 상승폭도 제법 높았습니다. 점심식사 후에 혈당이 높게 상승하였고, 이후 고혈당으로 유지되는 시간도 길었습니다. 왼쪽 하단의 빨간색은 저혈당인데 주로 새벽에 나오더라고요. 어떤 분이 자면서 센서가 눌리는 경우 발생한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때는 안 보이니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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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때에는 아침식사 후 혈당상승폭은 1차 때보다 다소 낮아졌네요. 하지만 점심식사 및 저녁식사 후 고혈당이 수회 발생하였습니다. '일일 혈당 프로필'을 보시면 빨간색 피크선이 5일 정도 발생한 것 같습니다(열흘 중 닷새이니 딱 반이네요). 특히 일요일 점심에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고, 식후운동을 제때 못했더니 붉은색 경고표시가 높고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된 것이 보입니다. 역시 외식은 혈당 관리에는 '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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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때부터는 파스타앱의 혈당 그래프를 통해 식사조절과 식후운동에 대한 나름 기준이 생겼던 것 같네요. 아침은 식사종류와 양을 조절하였고, 식후에 30분 정도 운동을 통해 혈당 상승폭이 안정적으로 유지가 되는 상태입니다. 저녁식사도 집에서 하였더니 나름 안정적인 범위 내에 머물렀네요. 다만 점심식사 후에는 고혈당이 발생하였습니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다 보면 혈당에 안 좋은 면류, 달달한 반찬 등이 나올 경우 혈당 조절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 외식을 할 때마다, 혈당이 높게 상승한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매번 회의가 있어 외부에서 회의가 있는 목요일에도, 식후운동을 하지 못해 혈당이 상승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식후에는 반드시 운동을 해서 혈당 스파이크와 고혈당을 막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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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때는 점심식사 후 고혈당이 생기기는 했지만, 고혈당 유지시간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3차 때에 비해 점심식사 후 혈당이 180mg/dl 이상 올라간 빨간색 피크가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부터 식후운동을 더 열심히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점심식사 후 평균 50분 정도 운동을 했고, 좀 많이 먹거나 혈당에 안 좋은 음식을 먹은 경우에는, 10분 정도 쉰 후 추가로 10분 정도를 더 걷기와 같은 운동을 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소화가 되는 동안 포도당이 생성되기 때문에, 식후 1시간 이상은 운동을 해야 140mg/dl 이하로 내려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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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때를 보면 점심식사 후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만 고혈당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혈당 변동계수도 크지 않았습니다. 다만 점심식사가 고혈당 음식(특히 면류) 일 경우 피크가 발생하였습니다. 저는 면류의 경우 식후운동을 최소 1시간 이상 하지 못하면, 혈당이 목표 범위를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식사조절과 식후운동을 통해 금요일에는 전 시간 대에서 안정적인 혈당변화를 보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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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때를 보면 우선 아침식사 후 혈당의 변화가 크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점심식사 후에도 고혈당 발생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저녁식사 후 발생한 고혈당은 가족모임으로 인해 식후운동을 하지 못해서 발생했습니다. 일일 혈당 프로필을 보면 혈당 그래프의 기복이 심하지 않고, 나름 안정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혈당관리를 위해 '어떤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지, 어느 정도의 양만 먹어야 하는지, 운동은 언제 시작하고 얼마나 해야 하는지, 어떤 운동이 좋을지' 등에 대해 스스로의 기준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단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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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하지 않고 잠시 쉬고 있습니다. 하지만 착용하고 있을 때와 동일하게 음식 조절을 하고 있고, 식후에 바로 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식사를 하면 머릿속에 혈당 그래프가 그려져서, 식사 후 운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게 만듭니다. 식사를 하면서 언제 어떻게 얼마나 운동을 해야, '혈당 스파이크가 안 생기고 혈당이 안정 범위 내로 내려오겠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연속혈당측정기와 같이 정확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번의 착용으로 인해, 나름 머릿속에 혈당 그래프가 각인된 것 같습니다. 다만,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지 않으면 간혹 나태해져서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을 먹기도 하네요. 12월 초에 송년 모임이나 행사가 많아 12월 중순에 다시 착용할 예정입니다. 사실 이때가 더 당관리에 중요한 시기이긴 한데 말입니다. 다음에는 어떤 음식이 혈당을 많이 높였는지, 오랜 시간 고혈당을 유지시켰는지를 한번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해야지만 제가 생각하는 '당뇨 No! 피할 수 없다면 죽기 전날 OK!'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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