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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뇨인의 고군분투 7

아침식단과 식후 운동에 따른 혈당 변화

요 며칠 동안 거의 유사한 아침 식사를 한 후, 식후운동이 혈당수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확인을 해보는 기회를 가져보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결과에 대해 간략히 다루고자 합니다.

단, 개인마다 혈당 반응이 다르니 참고만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제가 요 근래에 먹은 아침 식단은 집에서 만든 '수제 샌드위치 반쪽, 러스크 약간, 달걀 1개, 사과 또는 바나나 1/2, 아메리카노 또는 단백질 음료 1잔, 약간의 땅콩버터 또는 발사믹 오일, 그릭 요구르트(옵션)'입니다.

그런데 먹은 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운동을 했느냐에 따라 아래와 같이 혈당이 잘 조절되었는지, 아니면 조절에 실패하였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3년 전부터 전당뇨단계로 판정을 받았고, 열심히 관리(?)를 해서 그런지 현재는 당화혈색소가 5.6%로 정상으로 내려온 상태입니다.

그래서 혈당 관리 목표치가 70 ~ 140 mg/dl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 동안 관리해 보니 너무 타이트한 범위라서 그런지, 혈당 관리 목표치 내에서 조절하기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우선 좋은 식단과 식후운동을 통해 혈당이 잘 조절된 사례입니다.

식후 최고 혈당이 모두 140 mg/dl 이하로 조절되기도 했지만, 식전에 비해 최고 21mg/dl 정도만 상승했습니다. 즉, 혈당스파이크도 발생하지 않았고, 식후 최고 혈당 역시 목표치인 140 mg/dl 이하로 잘 조절이 된 사례입니다.

이때 상황을 보면 식사 시작부터 약 20분 후에 운동을 시작해, 3,000 ~ 5,000보 정도를 걸었습니다.

혈당 그래프를 보시면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는데요. 이는 걷기 운동을 통해 혈당이 상승되면 더 걸어서 내리고, 하강하면 좀 쉬는 것을 반복해서입니다. 저는 식후 1시간이 좀 넘으면 다시 혈당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서 추가 운동을 꼭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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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군 고구마 또는 잘 익은 바나나)을 먹어서 조절에 실패한 사례입니다.

최고 혈당이 140 mg/dl를 초과하여 168 mg/dl까지 상승하였고, 식전에 비해서도 48mg/dl가 올랐습니다.

거의 같은 종류의 아침식사인데 잘 보시면 '군 고구마와 잘 익은 바나나'가 보입니다.

고구마는 조리 방법에 따라 혈당지수가 크게 변하는 식품입니다. 특히 가열을 할수록 당지수가 상승합니다. 생고구마의 혈당지수가 50 정도, 찐 고구마는 70, 그런데 군 고구마는 90 이상이라고 하네요.
바나나도 익은 정도에 따라 혈당지수가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덜 익은 바나나의 혈당지수는 30으로 매우 낮지만, 잘 익은 바나나의 혈당지수는 58 정도라고 하네요.

그러니까 추가로 군 고구마 반 개 또는 잘 익은 바나나 반 개를 먹었더니, 급격하게 혈당이 상승한 것뿐 아니라 오랫동안 혈당이 잘 안 내려옵니다. 이때도 역시 식후운동으로 4,000 ~ 5,000보 이상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군 고구마의 경우 운동을 하면 내렸다가, 잠시만 쉬면 오르기를 3번이나 반복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바나나는 군 고구마보다 혈당지수가 낮아서 인지 운동을 하면 빠르게 혈당이 내려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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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군 고구마 섭취, 오른쪽-잘 익은 바나나 섭취]



이번은 아침식단은 괜찮았는데, 운동을 바로 못해서 조절에 실패한 사례입니다.

두 번 모두 최고 혈당이 목표치를 초과하여 최고 154 mg/dl까지 올랐습니다. 식사 후 운동을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례입니다.

왼쪽 그래프는 식사 후 출장 때문에 바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제때 운동을 못해서 계속 혈당이 상승한 경우입니다. 지하철 내에서 뒤꿈치 들기와 같은 운동을 했지만, 걷기 만큼의 효과는 없었습니다.


오른쪽 그래프도 식사 후 운동을 못하고, 바로 차를 이용해 출근한 상황입니다. 이미 최고치인 153 mg/dl를 초과하고 내려오는 상태에서, 출근 후 바로 운동을 하였더니 빠르게 혈당이 하강하는 것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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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운동을 못한 경우]



오늘은 거의 동일한 아침식단이지만, 식후운동을 언제 어느 정도 해야지만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지를 알아봤습니다.

이건 제가 경험한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니 참고만 하셨으면 합니다. 개인별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1.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통상 식사 후 약 20분 뒤부터는 식후운동(걷기를 약 40분 또는 4,000보 이상)을 해야 합니다.

2. 그리고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었다면, 혈당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다른 때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동안 운동을 해야 합니다(걷기를 약 1시간 또는 6,000보 이상).

3. 하지만 운동할 여건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에는 차라리 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드시지 않는 것이 최선이며, 드시더라도 1/3 정도만 드시는 게 좋습니다.

4. 식사 후 바로 운동을 못했더라도, 시간이 나는 데로 운동을 하시면 높아진 혈당을 빠르게 내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지만 제가 생각하는 '당뇨 No! 피할 수 없다면 죽기 전날 OK!'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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