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단과 식후 운동에 따른 혈당 변화
오늘은 마지막으로 저녁 식단과 식후 운동에 따른 혈당의 변화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저녁은 보통 집에서 식사하거나 외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집에서 밥을 먹었을 때가 식후 운동을 하기 쉬워서 그런지 잘 조절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3년 전부터 전당뇨단계로 판정을 받았고, 8개월 간 열심히 관리(?)를 해서 현재는 당화혈색소가 5.6%로 정상으로 내려온 상태입니다. 덤으로 몸무게도 약 8kg이 빠졌고요.
그래서 혈당 관리 목표치가 70 ~ 140 mg/dl로 되어 있으니, 그래프를 보실 때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선방한 사례
완벽하게 목표치 내(140mg/dl 이하)에 사수하는 것은 실패하였지만, 나름 선방한 사례입니다.
사례 1: 회사 송년회 겸 정년퇴직자 환송식이 있어서 고기로 식사를 했습니다. 술이 많이 당겼지만 꾹 참고 먼저 나온 샐러드를 많이 먹고, 이후에 고기를 먹는 거꾸로 식사를 했습니다(참고로 밥과 같은 탄수화물은 안 먹었습니다). 식사를 하는 도중 계속 앉아 있으니, 서서히 혈당이 상승하였는데 생각보다 많이 오르지는 않았네요(①). 식사 후 걷기 운동을 좀 늦었지만, 약 30분 정도(약 2,600보) 하니 혈당은 바로 내려갔습니다(②). 다만 먹은 양이 많아서인지, 2시간 후 혈당을 겨우 140mg/dl로 막았네요(③).
사례 2: 익히 혈당에 안 좋다고 알고 있는 떡만둣국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식후 바로 밖으로 나가서 약 1시간 정도(약 5,500보)를 걸었더니 혈당 상승을 막았고(①), 140을 넘기기는 했으나 바로 안정화(②)되었습니다.
잘 조절된 사례
다음은 좋은 식단과 식후 운동을 통해 혈당이 잘 조절된 사례입니다.
제 나름으로는 '아름다운 혈당 그래프'라고 부릅니다.
사례 3: 역시 식단 조절이 가능한 집밥의 위력을 볼 수 있습니다. 단백질인 두부를 위주로 채소로 만든 심심한 반찬이 한몫을 했습니다. 식후 혈당 상승도 28mg/dl로 낮았지만(①), 두 시간 후 혈당도 125mg/dl로 아주 만족스러운 수치(②)이네요. 식후 운동도 1시간 10분(약 7,700보)으로 많이 한 편이긴 합니다.
사례 4: 역시 집밥입니다. 밥은 요즘에 한참 핫(Hot)한 고대곡물인 '파로'를 '쌀'과 섞어서 밥을 지었습니다. 늘 100% 현미를 먹어서 인지 '파로'가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고, 오히려 씹히는 식감은 저한테는 좋았습니다. 생선구이와 미역국을 기반으로 심심한 반찬으로 식사를 마쳤고, 식후 운동으로는 추워서 실내 자전거를 약 40분 정도 탔습니다. 실내 자전거가 주로 하체 운동 위주라서 그런지 혈당 조절에 꽤 괜찮더라고요.
폭망 한 사례
항상 좋은 사례가 있으면 폭망 한 사례도 있어야겠지요.
사례 5: 영양적으로 불균형하고 주로 탄수화물과 지방이 주를 이룬다는 '떡볶이'와 탄수화물 위주인 '김밥'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둘 다 혈당에 나쁜 영향을 주는 음식인데, 모처럼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서 먹다 보니 애들이 좋아하는 것을 안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알고도 먹었다는 것이지요.
예상대로 급하게 혈당이 상승하였고(①), 식후 운동을 55분 동안 약 6,100보를 걸었는데도 안정화가 안되었습니다(②). 보시다시피 식후 2시간 혈당도 목표치를 한참 상회하는 158mg/dl로 나왔습니다(③). 그나마 운동을 해서 혈당 스파이크를 52mg/dl 정도만 상승하는데 그친 게 위안이 되기는 합니다.
사례 6: 처갓집에서 식구들이 모여 일종의 포트락 파티(Potluck party)를 했습니다. 초밥과 비빔냉면의 위주여서 결국 탄수화물+탄수화물이었네요. 이때는 식사 후 실내에서 간단하게나마 걷기 운동을 약 40분 정도(약 4,000보)했지만(①), 역시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집에 가서 실내 자전거를 추가로 30분을 탔더니(②), 2시간 후 혈당은 겨우 목표치를 달성했네요(③).
저녁이던 점심이든 간에 식사 후 운동은 꼭 필요합니다.
음식의 종류와 양에 따라 혈당이 급하게 또는 완만하게 상승을 합니다. 그리고 상승한 혈당이 바로 떨어질지 또는 늦게 떨어질지도 음식의 종류와 양에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식사 상황에서도 식후에 언제 어떤 운동을 얼마만큼 했느냐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끔 혈당에 안 좋은 음식이 생각나서 먹을 때가 있습니다.
저도 하루 평균 20,000보 이상을 걷을 정도로 운동은 열심히 하는 타입입니다. 그래서 "운동을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운동을 해도 혈당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장시간 고혈당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운동을 하다가 힘들어서 포기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음식조절이 첫 번째고, 두 번째가 식후 운동입니다.
"식사 종류와 양은 반드시 조절이 필요하며, 이후에 충분한 운동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지만 제가 생각하는 '당뇨 No! 피할 수 없다면 죽기 전날 OK!'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