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로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주변이 복닥복닥 시끄러운 걸 보니 초등 고객님이구나 싶었는데, 8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샀다며 대화를 시작하는 이 아이는 왜 전화를 건 걸까?
간혹 가다가 키오스크가 정신줄을 놓고 거스름돈을 제대로 주지 않을 때가 있다.
덜 주면 그나마 다행인데 잔 돈을 더 주는 선행(?)을 베풀 때도 있다.
오늘은 8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산 꼬마 아이에게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는데,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 아이 8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산 듯했다.
지폐 1천 원 - 아이스크림 800원 = 잔돈 200원
지폐 1천 원 - 아이스크림 800원 = 잔돈 600원
정상적인 계산대로라면 지폐를 1천 원 냈기에 잔 돈 200원을 돌려주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 키오스크가 또 선행을 베풀며 잔 돈 600원을 돌려주었나 보다. 이정도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연금술..
그냥 지나쳤으면 키오스크가 잔 돈을 제대로 준 건지 아닌지 알 길이 없었겠지만, 꼬마 아이가 계산이 잘 못 된 걸 바로 인지하고 전화를 걸어주었다.
착한 아이라 그냥 가지라고 해도 되지만 잘 못 나온 잔 돈을 돌려주고 싶다고 하여서 비밀 장소에 놓아달라고 했다.
"400원은 새콤달콤 있는 선반 아래에 놓아주세요. 고마워요"
아이들은 참 순진무구하다.
가게에서 뭔가 잘 못 되는 일이 있으면 항상 전화로 알려준다.
소소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씨에 매번 감동하게 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