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며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가게를 운영하기 전에는 "무인가게"를 막연히 소통 없이 운영되는 공간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종종 남겨져있는 포스트잇을 보며 오해였음을 깨닫게 된다.
비대면이 익숙해진 시대이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연결을 바라는 걸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제일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지만, 어느 곳보다 따뜻한 가게를 만들고 싶기에 시간 소모를 감수하고서라도 소통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포스트잇으로 소통하는 이유는 비대면의 편의성을 살리기 위함.
아무래도 무인 가게에서 대면 소통을 자주 하다 보면 찾아오는 고객분들이 불편해할 수 있다. 또한 나이가 훨씬 어린 유아기나 초등생 고객님들은 어른과의 대화를 부담스러워 할 수도.
그러나 포스트잇은 나이와 성별을 떠나 평등한 상태에서 소통할 수 있기에, 작은 쪽지 한 장으로 교신(?)을 주고받고 있다.
먹고살기도 바쁜 세상, 굳이 포스트잇을 한 장 짚어 4~5줄의 글씨를 적고 가게 벽면에 붙이는 일은 굉장히 수고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더군다나 물품을 요청하기 위함이 아닌, 그저 가게에 대한 피드백이나 감사의 인사를 적는 것은 더더욱이. 그렇기에 포스트잇 하나 하나를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답글을 남긴다.
자본주의 사회라는 각자도생의 현실 속에도 따스한 불씨는 남아있는 듯하다.
오늘도 내일도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지만,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주민분들의 온정을 느낀다.
무인 가게의 포스트잇을 보니 아직 세상은 따뜻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