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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해 Feb 16. 2024

吃豆腐(chī dòufu)

  츠또푸(吃豆腐)는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두부(豆腐)를 먹다(吃)는 뜻이다. 그런데, 이 용어는 '부녀자를 희롱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여성의 손을 슬쩍 잡거나, 엉덩이를 은근슬쩍 만지거나 하는 행위를 형용할때, 츠또푸(吃豆腐)라고 한다. 

  여성이 '남성'을 희롱한다는 의미로 못 쓰일 것도 없지만, 원칙은 남성이 '여성'을 희롱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왜냐면 두부는 흰색이고 보드럽고 말랑말랑하고 나약한 특성을 갖고 있는데, 이게  마침 젊은 여자의 피부가 희고 매끄럽고 보드라우며, 성정이 상대적으로 유약한 특징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츠또푸(吃豆腐)가 '부녀자를 희롱하다'의 뜻이 있는 줄을, 나는 체험당하고서야 배웠다. 


  맨처음 대만 생활을 시작할 때 게스트하우스에서 장기숙박을 했었는데, 그때 나처럼 장기 손님으로 있는 홍콩할머니 리사랑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그녀는 매주 등산을 갈때마다 나보고도 가자고 해서  따라 다니게 되었는데, 우리 둘만 간 등산이 아니고, 어느 산악회에서 운영하는 등산에 참여한 거였다. 매주 가다보니 대부분의 산악회 사람들과 안면을 트게 되는데, 특히 한 할아버지가 리사를 유독 좋아해서 우리가 가기만 하면 간식거리도 꺼내주고, 등산이 끝나면 여기저기 더 구경도 시켜주곤 했다. 

  어느날은 리사없이 나혼자 가게 되었는데, 등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할아버지가 또 어디 좋은데 구경을 시켜준다며 같이 가지는 것이다. 뭐, 늘 그래왔으니 시간도 있겠다 그냥 따라갔다. 타이베이 시립 미술관이 있는 원산(圆山)역 부근에 농산물장터가 열리는데, 그걸 구경하자는 거였다. 에스컬레이터를 오르고 내려가는 길에 잘 따라오라며 그 할아버지가 내 손을 턱 끌어 잡는데, 그날은 내가 얼마나 똑똑했던지, 그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건 '사람이 많으니 놓치지 않게 내 손을 잘 잡아'의 손 잡음이 아니란게 느껴졌다. 사실, 내가 똑똑했기 때문이 아니고, 그 할아버지가 너무 노골적이였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었다. "괜찮아, 나 잘 따라갈 수 있어."하고 손을 빼냈는데도, 또다시 끈적하게 잡아끌었다. 내가 뭐라고 한소리 쏘아붙였던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뭔가 그의 체면을 밟는 소리를 하고서야 그가 손을 거두었다. 

  집으로 돌아와 흥분해서 리사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리사가 담담하게 하는 말이, 늙은 할아버지가 다른 짓은 못하니 그냥 젊은 아가씨 츠또푸(吃豆腐)만 한거라며 그냥 웃고 말란다. 

  "츠또푸(吃豆腐)?"

  "그래, 그 할아버지처럼 은근슬쩍 여자들 만지는게 츠또푸(吃豆腐)야."

  이런 건 체험으로 배우지 않았도 좋았을 것을. 나는 그 할아버지로부터 츠또푸(吃豆腐)를 당한 후에, 내 1호 대만친구마저도 싫어져버렸다. 내 1호 대만친구 왕선생도 할아버지다. (왕선생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츠또푸(吃豆腐)가 왜 '여성을 희롱하다'가 되었는지에 대한 유래가 있다.  

  한나라 때 장안성(長安城)에서 부부가 두부 가게를 열었는데, 남편은 저녁에 두부를 갈아 만드는 일을 맡고, 아내는 낮에 두부 파는 일을 맡았다. 두부가게 여주인은 매우 아름답고 피부가 희고 부드러우며 교태도 다양해서 '두부 서시(西施)'라고 불렸다. ('서시(西施)'는 동양에서 '양귀비'와 함께 미녀의 대명사로 불린 춘추전국 시대의 미녀다.) 여주인은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교태를 부렸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명성을 듣고 그녀를 보기위해 두부를 사러 왔다. 일부 경박한 자들은 여주인에게 한바탕 질퍽한 농담을 던지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두붓값을 내는 틈을 타 여주인의 섬섬옥수를  만지작거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두부 가게의 장사는 점점 더 번창하게 되었고, 일부 남성 고객은 매일매일 두부를 사먹으러 가는데, 집안 부인네들은 속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 남편이 외출하는 것을 보고 탐탁지 않은 뉘앙스로 "또 두부 먹으러가요?" 했던 말이 전해져서, '츠또푸(吃豆腐)'가 ‘여성을 희롱하다'는 말이 되었단다.

  나는 사실, 이 유래는 좀 안 믿어지고, 그냥 여성의 피부를 두부에 비유해서 두부를 먹는다가 '여성을 은근슬쩍 만진다'는 뜻으로 쓰인다는 것에 더 납득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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