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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해 Apr 15. 2024

小確幸(xiǎo què xìng)

소확행

아, 발견!  

  나는 올해 들어서야 이 단어를 발견했다, BBC중국어 신문을 보다가. 기사의 제목은 이렇다. <물가 상승: 통화 팽창 하에서, 대만의 젊은이들은 여전히 쩐주나이차(=버블티)에서 '소확행'을 획득할 수 있을까?(物價上漲:大通膨下,台灣年輕人還能從珍珠奶茶裡獲得「小確幸」嗎?)>

  이 보도는, 코로나 이후 대만의 물가가 상승하면서 대만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쌰오추에싱(小確幸)으로 통하는 쩐주나이차의 가격도 상승했는데, 여기에 대해 몇 사람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 남자는 쩐주나이차는 샤오추에씽(小確幸)이기 때문에 밥을 굶는 한이 있어도 하루에 한 잔은 마셔야 한다고 대답했다. 

  "회사를 마치고 쩐주나이차 한잔을 마실 때는 긴장이 풀리면서 행복한 느낌이 들어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이 사라지죠.


누가 발명한 단어래?

  쌰오추에씽(小確幸), 작고 확실한 행복! 어쩜 이렇게 예쁜 단어를 발명했담! 이 유행어가 어디서 나왔나 찾아봤는데, 역시 문학가의 손을 탄 거였다, 어쩐지 이쁘더라니.


  한국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蘭格漢斯島的午後)>라는 책에서 나왔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생략)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말은 깨끗한 팬티가 잔뜩 쌓여 있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작기는(小) 하지만, 확(確)고한 행(幸)복의 하나 (줄여서 소확행)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데, 이건 어쩌면 나만의 특수한 사고 체계인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혼자서 생활하는 독신자를 제외하면 자기의 팬티를 자기가 사는 남자는, 적어도 내 주변에는 그리 흔치 않기 때문이다.

  또 런닝 셔츠도 상당히 좋아한다. 막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퐁퐁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그 기분이란 역시 소확행의 하나이다. 하기야 런닝 셔츠 쪽은 늘 같은 상표의 같은 물건을 일괄하여 사니까, 팬티의 경우와 달리 골라서 사는 즐거움은 없다.(생략)>


  대만에서는 <소용돌이 고양이를 발견하는 방법(發現漩渦貓的方法)>이라는 수필집의 한 문장을 언급한다. 


  <생활 속에서 개인의 소확행(소, 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자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참고 격렬한 운동을 마친 후, 차가운 맥주를 단숨에 마신 후, 혼자 눈을 감고 '응, 그래, 바로 이거야'라고 중얼거리는 것, 이게 바로 '소확행'의 묘미라고 말할 수 있다. (為了在生活中發現個人式的『小確幸』(小,但是,確實的幸福),多多少少需要一點自制。例如,就像忍耐著作完激烈運動,一口氣喝完冰涼的啤酒後,一個人閉著眼睛發出『嗯,沒錯,就是這個』的低喃,可以說就是『小確幸』的醍醐味。)>


대만에서 시작되었다는 증거

  내가 이 예쁜 단어를 발견한 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소개하겠다고 글을 쓰고 있었다. 그래, 이래 저래 더 검색을 하다가 발견한다. 2018년 한국의 1위 유행어,  소확행(小確幸)! 

  '아 놔~, 난 이제야 발견하고 감동하는 중인데? 이게 한국 유행어라고? 말도 안 돼!' 


  그리고는 이게 한국 유행어가 아니고, 대만에서 시작되었다는 증거를 찾아 나선다. 


  첫째, 이 유행어가 인터넷에 등장한 시기를 찾아봤다. 구글에서 '소확행'과 '小確幸'으로 뉴스를 검색한다. 검색되어 나오는 순서대로 150개 뉴스의 날짜를 집계한다. 대만에서는 이미 2014년에 이 용어가 등장했다. 한국 신문은 가장 빠른 것이 2017년이다. 이쯤 되면, 대만에서 시작된 용어라고 인정해 주겠지?

  통계를 보니, 한국이나 대만이나 2023년부터 사용이 급작스럽게 증가한다.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코로나 이후에 두 나라 모두 물가가 상승하면서 살기가 더욱 퍽퍽해져서, 이 용어를 다시 꺼내 쓰기 시작한 걸까? (더 좋은 의견이 있으시면, 내게 알려주시라.)


  둘째, 소확행이라는 용어를 일본작가의 책에서 파냈다면, 이건 한국보다 대만일 가능성이 더 높다. 대만은 지금으로부터 수년 전쯤에 일본문화 바람이 확 불어 오랫동안 대만 젊은이들을 감싼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국 바람이 분다.) 그때 일본 작가의 책도 유행처럼 번역출판 되었기 때문에 그때 발견되지 않았을까? 

  한국인에게 무라카미 하루키는 <IG 84>, <해변의 카프카>,  <상실의 시대>의 저자로 유명한데, 대중적이지 않은 그의 수필집에서 '소확행'을 파냈다? 난 좀 설득이 되지 않는다. 


  대만 사람들의 샤오추에씽(小確幸)은 한 잔의 쩐주나이차~!. 나의 샤오추에씽(小確幸)은 아침에 일어나 밀크티에 바삭 구운 토스트 먹고, 저녁 잠자리에서 잠들기 전까지 중드를 보는 것~! 당신의 샤오추에씽(小確幸)은 뭔가 하고 물어보고 싶다.



참고 : 

1. https://www.ourchinastory.com/zh/5041

2. http://www.seoul-ac.com/app/Blogarticleview/index/ArticleId/282

3.  https://namu.wiki/w/소확행

4. https://star.ettoday.net/news/1344255

5. https://blog.naver.com/topnara/221200215828 

6. https://www.bbc.com/zhongwen/trad/chinese-news-62982187

7. https://www.cw.com.tw/article/5066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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