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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해 Jul 08. 2024

캐스팅

    "고모, 나 오늘 큰고모 조카 봤어."

    "그래?"

    큰 고모네는 미국에 사는 친척이 있다. 이번 여름 방학에 미성년자인 아이들만 둘 한국으로 보내 친가 할머니와 외가 할머니를 찾아뵙도록 했다. 

    큰 고모가 조카들을 데리고 노래방 가서 놀 모양이었던가 보다. 소현이에게 집 근처 어느 노래방이 괜찮으냐고 물어보더란다. 소현이네 가족은 하나 같이 노래 부르는 것을 상당 좋아해서, 집에 손님이 오면 자주 노래방에 가서 논다. 그래, 노래방에 대한 거라면 훤하다. 

    "니, 노래방 전문이구나?" 

    "큰 고모가 나 보고도 노래방 같이 가자고 캐스팅했어."

    "캐스팅을 받았어?"

    소현이는 아이돌 되는 것이 꿈이어서, 쓰는 단어가 이런 식이다. 자기는 큰 고모 사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색해서 같이 가지는 않았단다.

    "그럼 언제 큰고모 조카들을 봤단 말이야?" 고모가 다시 묻는다.

    "큰 고모가 또 전화 와서 PC방이 어딨냐고 묻더라고."

    '너, 완전 유흥의 대가구나.'

    "나도 PC방은 한 군데밖에 아는 곳이 없어서, 내가 거기 데려다주고 왔어."

    "큰고모 미국 조카들 어떻든? 너, 말이 통하던?"

    "언니는 한국말 잘하던데?"


    고모와 소현이 엄마는 시누이와 올케지간이라, 고모들은 소현이 엄마보다 소현이랑 대화하는게 더 편하다. 소현이 엄마는 '고모한테는 이런 말 하지마'하고 딸을 가르치는 엄마가 아니라서, 소현이를 통하면 뭐든 알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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