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유아건강검진 (Well Child Visit) 6개월 차
생후 3-6개월은 허니문 기간입니다. 6개월이 가까워질수록 아이들은 밤에 덜 깨고 덜 웁니다. 또한 갈수록 사회성도 늘어 잘 웃고 맞장구도 잘 치기 때문에 그동안 고생했던 부모님들이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죠. 그러나 이때에도 미국에선 검진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만약 이 시기에도 부모가 육아를 즐기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을 해고 해결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정에 불화가 있거나, 부모가 우울증 같은 정신과 질환이 있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경우가 흔한 원인입니다 [1]. 제 병원이 있는 엘에이에는 중남미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많아 미국에 적응하기 힘들어하기도 하고, 직업이 없거나 저소득 직종에 근무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이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6개월 Well Child Visit에도 예전과 같이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지 확인합니다. 이중 제일 유심히 보는 부분은 잘 먹는지입니다. 이는 대체로 6개월 전까지는 모유 혹은 분유만 먹다가, 6개월 이후부터 이유식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먹여야 할지에 대해선 방법이 워낙 다양하고 각 가정마다 선호하는 게 다를 수 있어 굳이 먼저 얘기를 꺼내지는 않지만, 특정 음식은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검진에서 이에 대한 교육은 꼭 짚고 넘어갑니다.
금지된 음식
- 포도, 방울토마토, 완두콩, 땅콩, 고기 덩어리, 사탕, 젤리빈 등: 기도를 막아 질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금지입니다.
- 우유: 우유는 철분이 부족하고 장의 출혈을 유발해 빈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생후 12개월 이전까지는 권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유식에 철분이 들어있는 음식 (시리얼 등)을 꼭 포함시킵니다.
- 주스: 충치, 설사, 비만 등을 유발하고 아이의 입맛을 버려 다른 음식에 대한 식욕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에 생후 12개월 이전에는 금지이고, 그 이후도 권하지는 않습니다.
- 물: 생후 12개월 이전에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올 수 있고, 보통 모유나 분유를 통해 충분한 수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권하지는 않지만, 이유식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생후 12개월 이전에는 하루에 250ml까지 줄 수 있습니다 [2].
치아가 처음 생기는 시기도 6개월 전후입니다. 보통 2살 이전에는 아이를 치과에 데려가지 않기 때문에 소아과에서 충치예방을 위해 불소를 발라줍니다. 또한 이앓이 (Teething)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에선 흔히 이앓이 목걸이 (Teething necklace)를 사용하거나 마취제를 발라주는데, 심각한 부작용 (목걸이는 질식, 마취제는 경련을 일으킬 수 있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대신 고무로 만든 Teething ring을 사용하거나, 손가락으로 마사지를 하거나, 한 번씩 주는 타이레놀은 괜찮다고 교육하죠 [2].
다음 검진은 9개월 차입니다. 다행히 주사 맞을 일은 없지만, 중요한 검사가 또 기다리고 있네요. See you in a 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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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Nelson Textbook of Pediatrics, 20e
2.. Healthychildren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