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11

자전거 타는 게 좋아

by 그리여

자기 키만 한 어른들이 타는 짐 싣는 자전거!!

아이가 처음 접한 자전거는 타기에 버거워 보였다.

하지만 타고 싶어 하는 열정 앞에서 자전거의 크기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손잡이를 잡고 자전거 안장밑의 사이로 발을 넣어서 페달을 밟는다.


뒤뚱뒤뚱! 휘청휘청!

얼마 못 가고 쾅! 하고 옆으로 넘어진다.

"어어어!!!"

어찌해 볼 틈도 없이 바닥에 나뒹굴어진다.

무릎이 까지고 손바닥이 긁히고 피가 나도 굴하지 않았다.

자전거가 아무리 힘들어도 두 바퀴는 결국 굴러가니까


내리막을 내려오다가 브레이크를 제대로 잡지 못해서 측면에서 자전거 타고 오시던 아저씨와 꽝!! 부딪혔다.

몸이 부웅~ 날아서 논바닥으로 철퍼덕 떨어졌다.

놀란 아저씨가 달려와 일으키려고 아이를 부른다.

"아이고 이눔아 뭔 일이고 큰일 날뻔했구마"

눈을 꼭 감고 모른 척 가만히 누워있었다 혼날까 봐 무서웠다.

"눈 떠봐라! 괴안나 어디 다칬나 보재이"

아저씨가 너무 걱정하여 겨우 실눈을 뜨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괜찮아요 죄송해요"

"아이고 큰일 난 줄 알았구마 괜찮으면 됐구마 조심해서 가래이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를 단디 잡아야 한대이 식겁했구마 휴우"

논바닥에 짚가리가 깔려 있어서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아이는 매일 넘어지고 부딪히고 팔꿈치와 무릎이 성한 곳이 없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은 마침내 자전거 안장 위에 올라앉았다.

다리가 닿지 않아도 툭툭 차면서 중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성취감에 그동안의 고생이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가끔은 해가 지는 논두렁을 달려서 야트막한 산밑을 물들이는 노을을 따라갈 만큼 자전거에 능숙해졌다.

손을 놓기도 하고, 바람을 느끼고 속도도 내 보고, 좁은 길도 끄떡없이 씽씽 달린다.



아이가 그토록 악착같이 자전거를 배운 건 이유가 있다.

늘 무거운 짐을 머리에 이고 다니시는 엄마의 짐을 실어드리기 위해서였다.

해가 지는 길에 저 앞에서 걸어오시는 엄마를 마중하기 위해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는다.

"엄마 여기 실어"

스스로 자신이 대견한 듯 제법 믿음직스럽게 말을 하려고 노력해 본다.

엄마는 그런 아이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신다.

"고맙다 니 덕분에 엄마가 편해졌네"

신이 나서 짐을 싣고 쑤욱 앞으로 나아간다.

"조심하거라 어둡대이"


자전거는 어두운 길을 덜커덩덜커덩 거리며 잘도 달린다.

페달을 힘차게 밟으니, 라이트가 환하게 켜지면서 길을 밝힌다.

엄마의 무거운 발걸음과 짐을 싣고 쌩쌩 달린다.

아이는 날아가듯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리기에 바빴다.


내일은 비가 오려나! 개구리가 요란하게 우는 밤길을 달려도 전혀 무섭지 않았다.

이제는 자전거를 잘 타니까 아이의 얼굴은 의기양양하다.


뒤에서 따라오시는 엄마는 그런 아이를 대견하게 바라보신다.

시간이 흘러 훗날 아이는 자전거를 기억하며 엄마를 그리워하겠지


자전거는 그렇게 아이와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교통수단이 되어 여기저기 마음껏 달린다.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달리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아이는 항상 자전거를 타면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이 끓었다.


씽씽 달리면 어디든 갈 것 같았다.

작은 시골 동네를 벗어나서 멀리멀리 자전거 바퀴는 힘차게 굴러간다.

신나게 페달을 꽉꽉 밟아서 지평선 저 끝까지 달려갈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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