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12

별이 쏟아지던 초겨울 밤하늘

by 그리여

마을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학교는 어찌나 멀고 먼지 걸어서 10리는 가야 하지

삼삼오오 짝지어 놀며 걸으며 그렇게 산등성이를 넘어가지

개울가에서 개구리도 잡고 나풀거리는 나비를 쫓기도 하고

빨간 고추잠자리 실 꿰어 시집도 보내지


봄이면 이 산 저 산 뛰어다니고 여름이면 물가에서 첨벙첨벙!!

가을이면 여기저기 나무에 걸린 열매를 따먹고,

겨울이면 연 날리고, 팽이 치고, 얼음 지치고,

그렇게 사계절을 보내던 동이는 어디 갔나


가을걷이가 끝나고 으스스 추운 겨울의 문턱

산더미처럼 쌓인 짚단을 움막처럼 파고 들어가

팔 괴고 누워서 호호거리며 얘기 보따리를 푼다

"무서운 얘기 해 주까"

"호오~ 함 해봐라"

어젯밤에 방에 들어갔는데 엄청 큰 뱀이 책상에 똬리를 틀고 있더라.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고 뛰쳐나왔어. 안방에 계시던 아부지가 "와 그라노" 하면서 나오셨어 "아부이 배~뱀~"

아부지가 방문을 여니까 뱀이 슬그머니 나가데

"저건 집을 지키는 뱀이라서 직이면 안된데이"

그러곤 뱀이 사라지길 기다리시더라

"식껍했데이"

"나도 들어본 적 있다 아이가"

"그래도 눈앞에 있으니 무서버 죽을뻔했데이"

바람이 짚가리를 흔들고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다


"니는 크면 뭐가 되고 싶노"

"난 그냥 어른이 될기다"

"꿈이 뭐냐고, 어른이 꿈이가"

"어른이 꿈이다아이가"

"시시해 그게 무슨 꿈이라카노"

"헤헤 그키말이다"

"어른이 되면 뭐 할라카노"

"안갈켜줘"

"칫~"


밤하늘에 빼곡한 별들 중에 하나가 유난히 반짝인다

"니 저 언덕너머 가본 적 있나? 난 언젠간 저 언덕을 넘어서 큰 도시로 갈끼다"

"그기 니가 어른이 되고 싶은 이유라?"

"음.."

까만 눈동자가 흔들리듯 별처럼 반짝인다


별이 뜨고 지고 하듯 시간은 야속하게 흐르지

아이가 빨리 크지 않았으면..


그 시절 시골 밖을 떠나본 적이 없던 그 아이는 도시를 동경하고 있었지

엄마 없이 자라야 했던 그 아이는 서러운 어린 시절을 벗어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이들의 이런저런 사연을 들은 밤하늘 별들은 쏟아질 듯이 반짝인다


쌀쌀한 바람에 몸을 움츠리고 짚단을 베개 삼아 누워서 어두운 밤하늘에서 쏟아지던 별들을

두 눈에 가득 담던 동이는 어디 갔나


마음속 깊이 숨겨진 그리움을 들추며 그 아이는 하염없이 밤하늘을 바라본다


시간이 흘러 어린 시절 보았던 별을 그 아이가 다시 본다면, 별은 그 아이에게 뭐라 말해 줄려나

잘 자랐다고 하려나? 엄마를 찾았냐고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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