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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신러너 Mar 13. 2024

WHY1. 왜 자신만의 길을 찾아야 할까(2)

길 하나 찾는데 뇌과학까지 알아야 하나


우리는 매일 길 찾기를 합니다.

'왜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why)'에 대답하기는 무척이나 어렵겠지만 '삶이 무엇인가(what)'에 대한 답으로 '길 찾기'는 그럭저럭 답이 될 겁니다.

인생이 누군가에겐 미로 속에서 길 찾기와 같이 고민에 연속일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겐 인생이 마라톤과 같아서 지겹고 숨이 턱끝까지 차도 달려야 하는 기나긴 여정일 수도 있겠죠. 아니면 단거리 달리기 같이 전력 질주해야 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형태나 목적은 각양각색이지만 우리 모두는 매일 같이 어디로든 분주하게 길을 찾아 나섭니다.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을 헤매는 것 이상으로 내 인생 여정에서 방향을 잡고 어디로든 내딛는 것은 정확히 이유를 댈 순 없지만 지극히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고 거의 본능에 가깝게 매일 길을 찾아 헤맵니다. 이 다양하고도 복잡한 길을 어떻게든 찾으려는 나의 본능과도 같은 이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길을 찾는 것인지 알기 위해서 우리의 뇌를 이해해 보아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음과 같이 뇌에 대해 일축했습니다.


"물론 뇌는 오감 중 어느 것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감각의 소재이자 원천은 심장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쾌락과 고통을 포함한 모든 감각은 명백히 심장에서 비롯된다." -아리스토텔레스 [1]


고대인은 '마음'이 가슴팍 심장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래서 가슴이 사무친다거나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가슴이 설렌다와 같이 다양하게 표현합니다. 19세기 까지도 이 '심장설'은 지배적 사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우리가 아직도 마음을 떠올릴 때 손이 자연스럽게 가슴으로 향하는 것을 보면 과거에 지동설보다 천동설을 더 받아들이기 쉬웠던 것과 비슷한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감정과 마음을 심장과 연결 지어 왔고 이러한 관습에서 오는 표현은 과학적 발견이 새로운 진실을 밝혀내더라도 쉽게 변하지 않는 우리의 깊은 뿌리와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마음 모든 것이 뇌의 작용인 것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마음은 곧 뇌입니다.'

고작 1.4킬로그램 정도인 우리의 뇌가 어떻게 길을 찾는 것인지 그 원리를 알게 되면 우리 인생의 길을 찾는 방법도 알 수 있는 비법을 알 수 있지 않을까. 1.4킬로그램의 우주인 뇌에 대해서 뇌과학 연구자들이 밝힌 뇌의 물리적 작동 방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뇌는 마치 우주 속의 미지를 탐험하는 우주선 같다. 끊임없이 활동하며, 우리 몸 전체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소비하는데 그 크기가 전체 몸무게의 겨우 2퍼센트에 불과한 1.4킬로그램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은 기관이 혈액의 25퍼센트, 에너지의 20퍼센트를 사용하는 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한다는 증거다.

뇌의 표면을 바라보면 복잡한 주름이 가득한데 이는 뇌의 비밀스러운 능력의 핵심이다. 쥐의 뇌 주름을 펼치면 우표 한 장 크기가 되고 원숭이는 엽서 한 장 사람의 뇌는 신문지 한 장 크기로 펼쳐진다. 이 주름은 우리 뇌가 얼마나 많은 신경세포를 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주름진 구조 속에서 뇌의 안쪽 부분은 밝게 빛나는 '백색질'로 가득 차 있고 바깥쪽은 신경세포의 중심인 '회백질'로 덮여 있다. 이렇게 구분된 구조 속에서 신경세포들은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으며 우리 몸을 움직이게 한다.

뇌의 가장 바깥쪽 층 대뇌피질은 겨우 4밀리미터 두께밖에 되지 않지만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신경세포들이 여러 층에 걸쳐 정렬되어 있다. 이 뉴런들은 우리의 생각 기억 감정을 처리한다.

뇌의 각 신경세포는 마치 우리 몸의 다른 세포와 유사하게 핵과 미토콘드리아 같은 소기관을 가지고 있고 DNA 정보를 번역해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세포체는 보통 크기지만 놀랍게도 뉴런의 축삭돌기는 때때로 1미터가 넘을 수도 있다.* [2][3]



뇌는 약 860억 개의 신경세포인 뉴런들로 이루어진 광활한 정글에 비유된다. 각 뉴런은 축삭돌기라 불리는 하나의 긴 줄기와 여러 개의 수상돌기를 가지고 있다. 이 둘은 뇌 안에서 정보의 수신과 발신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수상돌기는 주변 뉴런들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고 축삭돌기는 이 정보를 다른 뉴런으로 전달한다. 이런 방식으로 뉴런들 사이에 100조 개가 넘는 복잡한 연결망이 형성되어 있다.

뉴런들 사이의 연결은 시냅스라 불리는 미세한 공간을 통해 이루어진다. 시냅스에서는 뉴런들이 서로 물리적으로 만나지 않고 화학물질을 통해 서로 소통한다. 이 화학물질은 정보를 전달하는 신호로 작용하며 뇌의 다양한 부분들 사이에서 복잡한 생각과 행동을 조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의 경험과 학습은 이 연결망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키며 이는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기억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험과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생명체라 할 수 있다.** [2][4]


*뇌의 물리적 구조는 [3]을 참조한 [2]를 근간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뇌의 뉴런 작동 원리는 [4]을 참조한 [2]를 근간으로 재구성했습니다.





[1] 매튜코브 <뇌 과학의 모든 역사>

[2] 유시민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3] 정재승 정용 김대수 <1.4킬로그램 우주, 뇌>

[4] 존 레이티 - <뇌, 1.4킬로그램의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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