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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신러너 Apr 04. 2024

WHY1. 왜 자신만의 길을 찾아야 할까(5)

인생지도는 토이 프로젝트로 그리세요.


당신을 찾아 드리는 내비게이션

     STEP1. 지금 내가 서 있는 위치 파악하기

     STEP2. 인생지도 그리기



컴퓨터 코딩을 가장 느리게 배우는 방법은 서점에서 '코딩 무작정 따라 하기'식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첫 장 'Hello World!' 인사를 시작으로 무작정 끝까지 따라 하면 가장 재미도 없고 느리게 배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장 빠르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은 '토이 프로젝트'입니다. 토이 프로젝트는 컴퓨터 코딩에 입문하면 자주 접하게 되는 표현입니다. 너무 어렵지도 그렇다고 너무 쉽지도 않은 적당한 과업을 스스로 정해서 장난감 가지고 놀듯 코딩을 익히는 것입니다. 단순한 사다리 게임에서부터 복잡다단한 것까지 다양합니다. 초를 다투는 수강신청을 대신해 주는 것도 있고 웹크롤링이라고 인터넷 웹에 있는 수많은 정보를 내 입맛대로 긁어 모을 수도 있습니다.


'토이'와 같은 가벼움과 '프로젝트'의 진지함이 만나 토이 프로젝트가 탄생합니다. 절반은 '장난'이고 절반은 '진심'의 절묘한 만남인 것이죠. 사실상 이 조합은 내 안에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탐험하여 내 인생지도를 만드는 첫걸음입니다. 토이와 같은 가벼움은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고 프로젝트의 진지함은 좋아하는 일을 잘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토이 프로젝트는 놀이입니다. 이 놀이의 시작점은 셀프 숙제를 내는 것입니다. 자기가 스스로에게 내는 숙제인 것이죠. 강조할 것은 자유롭게 선택해야 진짜입니다. 학교나 학원의 정규 커리큘럼에서 내주는 이름만 토이 프로젝트는 순 가짜입니다. 그러니 일타 강사 찾는 수고는 덜었습니다. 토이를 만지작만지작 거리다 보면 내 안에 자유 의지로 '이것 하나 만들어보고 싶네'와 같은 마음이 생깁니다. 자신의 관심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만약에 토이 프로젝트를 못 찾겠거나 어렵게 느껴진다면 아마도 토이 프로젝트를 '완벽한 프로젝트'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컴퓨터 코딩 언어의 형님 격인 파이썬 코드의 철학은 우리에게 '일단 하고 봐' 식입니다. <아티스트 웨이> [1]

___

"완성하는 것이 완벽한 것보다 낫다" [2]

"지금 하는 것이 주저하는 것보다 낫다" [2]


온전히 내가 선택한 토이는 놀수록 직접 동기를 강화합니다. 내 안에 동기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작용해 토이 프로젝트를 지속하게 합니다.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이유나 그 원동력이 무엇인지 연구된 내용이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 나옵니다. [3] 연구에서 동기는 내 안에 동기인 직접 동기와 내 밖에 동기인 간접 동기로 나뉩니다. 놀이와 관련된 동기는 내 안에 동기인 직접 동기입니다.

직접 동기 첫 번째는 즐거움입니다. 즐거움은 그저 이 놀이가 좋아서 할 때, 그 자체로 보상이 됩니다. 내 안에 동기는 창작, 가족, 아이디어, 탐험, 신앙, 강아지까지 내 안에서 나오는 목소리라면 무엇이든 오케이. 여기서 말하는 즐거움은 단순한 쾌락과는 구분하고 싶은데 그 이유는 채우고 채우다 보면 오히려 공허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인위적으로 주입한 쾌락의 끝은 불 보듯 뻔하죠.

즐거움이 단순한 쾌락과 구별되려면 의미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직접 동기 두 번째입니다. 행위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그 가치를 곱씹어 보는 것입니다. ‘내 직업에 재미는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직업에 직(status)이 사원, 대리, 과장과 같이 나의 배경과 위치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업(vocation)은 내 일에 의미와 가치 그리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영향력입니다. 영향력은 자본주의에서 내 능력이 외적 동기인 돈으로 환산됩니다. [4]


세 번째 직접 동기는 성장입니다. 즐거움에 의미를 부여하면 자연스럽게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나로 성장합니다.

토이 프로젝트는 즐거움과 의미 그리고 성장이라는 오직 내 안에서 울림이 있는 동기는 나는 몰입하게 합니다. 모든 시간과 온 마음을 다해 오직 하나만을 생각하는 몰입은 영어로 플로우(flow)라고 표현합니다.


우리말로 바꾸면 '흠뻑 젖다'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대상에 깊이 파고들거나, 빠져 있는 몰입의 상태는 우리 삶의 만족도를 최고 조로 끌어올리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5]


몰입은 결과가 어떻게 되던지 내버려 두고 오직 그 과정을 즐기는 것입니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는 공자가 <논어>에서 전하는 말입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그것이 아니 기쁘겠는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하는 그 과정에서 오는 기쁨과 만족이야말로 삶에 진정한 의미라는 것입니다.* [6]

학습과 지식의 습득 그리고 그 지식을 반복적으로 실천하는 과정에서 오는 기쁨과 만족감을 강조합니다. 이는 끊임없이 배우고 학습으로 얻는 즐거움과 지식을 창작에 실천하여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것입니다.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슈퍼스타와 평범한 선수를 '과정 자체를 즐기는가'로 구분합니다. 9회 말 2사 만루 상황 스코어는 2:1로 지고 있는 상황. 슈퍼스타는 클러치 찬스에 자신을 내 던질 수 있는 선수입니다. 숨 막히는 압박 속에서 몰입하여 그 순간을 즐기는 선수가 슈퍼스타입니다.

다시 우리의 토이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도 엄청난 결과를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과정 속에서 배우고 즐기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토이 프로젝트는 재미를 위한 창작입니다. 자유 선택으로 ‘셀프 숙제’에 시간을 쏟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수록 내 안에 동기를 자극하여 몰입하게 됩니다. 몰입은 그 과정에 초점을 두어 즐기며 재미를 느낍니다. 재미야 말로 토이 프로젝트를 하는 궁극입니다. 시작은 토이 프로젝트였으나 그 끝은 로켓 프로젝트일 수 있는 것도 재미있을 때 가능합니다.


자신의 재미있는 일을 가진 아이들이 창의적입니다. 재미를 느끼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고 가보지 않은 곳에 발을 내딛는 것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단연 최고의 창의력 스승입니다. 똑같은 일만 하면 재미없습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시도해야만 재미있어지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을 조금씩 넓히듯 내 인생지도를 넓혀 나가야 재미있어집니다. [7]


각자의 삶에서 당신의 토이 프로젝트를 찾는 것은 결국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취향과 애호를 찾아 탐험하여 각자의 인생지도 그리는 과정이 있어야만 그 지도 위에 목적지를 정하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나만의 길을 찾기 위한 필수사항입니다.


(다음화 예고) 우리의 뇌도 인생지도를 그리는 신경 세포가 있습니다. 이 것은 '격자세포'입니다.




[1] 줄리아 캐머린 <아티스트 웨이>

[2] 파이썬 철학 (The Zen of Python)

[3] 닐 도쉬, 린지 맥그리거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4] 김호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5] 민성은 개인전 "흠뻑 젖다"

[6] 최종엽 <오십에 읽는 논어>

[7] 김정운 <노는 만큼 성공한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는 <논어> 1편.학이(學而)에 나옵니다.

공자가 말하길 "몰랐던 것을 배우고서 때에 따라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면 즐겁지 않겠는가. 남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는가."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도움주신 분은 빙산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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