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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하 Jan 13. 2024

신혼이혼, 애초에 결혼을 하면 안 되었다

결혼식 전,

이 결혼 생활이 평탄하지 않을 것이란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파혼을 하고 싶었지만,

그 과정과 그로 인해 발생될 수많은 일들이 내게는 공포로 다가왔다.


나는 그렇게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지 않은 채,

결혼하면 나아지겠지란 헛된 희망을 품고

결혼식을 진행했다.


두 달 만에 다가올 불행은

잠시 덮어뒀다.


11월의 어느 날

그날은 나 스스로 불구덩이에 들어간 날이었다.



그의 가장 큰 문제는

고집과 자기가 무척이나 잘났다고 생각하는 나르시시즘이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대화가 흘러가지 않거나 반대의 의견을 말하면,


'너는 무식해서 대화가 안 통한다.'

'너는 그거밖에 생각을 못하냐.'

'내 앞길을 가로막는다.'

'너 때문에 인생이 망했다.'

'너는 벌레고 뇌가 없다.'

등의 폭언들을 해댔다.


자기 자신을 판사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말이 법이니

무조건 자기 말이 맞다는 헛소리를 해댔다.

심지어 음성녹음을 들어가며

하나하나 지적하며 잘잘못을 따지곤 했다.


참고로 그는 법조인과 먼 계통이며

법과는 단 하나의 공통점도 없다.


나도 성격이 좋지만은 않았고

순한 편이 아니라

그런 말을 들으면 같이 싸웠고

결국 남는 건 상처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화해하면 그 시간에는 잊고 지낸단 거였다.




이혼은 사소한 일들이 겹치고 겹쳐 다가오기도 한다.


1월 초

나에게는 한창 바쁜 시기였다.

일을 하며 밥을 제대로 챙겨 먹을 시간도 없었고

퇴근하면 이미 늦은 밤이었다.


일하고 좋아하는 식빵과 찹쌀도넛을 사서

밤 10시에 집에 왔다.

이미 저녁을 먹은 전남편에게

빵을 권유했지만 그는 거부했다.

혼자 젓가락으로 한창 빵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자신도 먹을 거라며

젓가락을 '갖다 달라고'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지금 먹고 있으니

가져와서 먹으라 했고,

그는 갑자기 표정과 말투가 변하더니

내게 짜증을 냈다.


게다가 다음날도

마찬가지로 퇴근하고 밤 10시에 도착했다.

식빵에 계란프라이를 해 먹으려는데

전남편도 해달라고 하기에 해줬다.


시간상 전남편에게 먼저 해주고

내 것을 만들고 있는데,

수저나 포크조차 직접 안 가져오고

계속 어떻게 먹냐며 나에게 짜증을 내더라.


난 계란프라이를 하고 있었기에

갖다 먹으라 했지만,

계속 투덜대며 갖다 달라며 짜증을 냈다.


싸움이 커질까 봐 포크를 갖다 주었더니

이번에는 어떻게 먹냐며

짜증과 성질을 내더라.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정말 화가 났지만

잘 뜯어지는 식빵을 포크로 잘라줬다.


나는 이런 아기를 낳지 않았는데

벌써 아기가 생긴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이정도는 참을만 했고

별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게도 한계란 것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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