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없이 떠날 수 있게
사랑하지 않는다고, 한마디만 해줘.
그럼 나는 아무 말 없이 떠날게.
마음이 없다는데, 붙잡을 이유가 없으니까.
나와의 시간이 좋았다며, 내가 좋다며
왜 이제 와서 끝내자고 하는 거야.
너는 말했지.
요즘 나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인생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서 지금은 안 되겠다고.
그 말을 들으면서도 나는 속으로 생각했어.
“괜찮아, 너에게 시간이 생길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
하지만 나도 알아.
너의 우선순위에서 나는 한참 뒤로 밀려났다는 걸.
이제 너의 하루 중 나를 위한 시간은 거의 없다는 걸.
그런데도 나는 아직,
너의 아주 작은 마음이라도
언젠가 다시 나를 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해.
매일 밤,
혹시나 너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을까 하며
핸드폰을 뒤적이다가 잠이 들어.
참, 미련하다.
하지만 이게 지금의 나야.
그저 너를 사랑했던 사람.
그러니 이제,
그냥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해줘.
그 한마디면 돼.
그래야 정말로
미련 없이, 너를 떠날 수 있을 것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