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할 때와 다른 사람
둘째가 유튜브만 보고 있는 것을 참지 못한 나는
영어 튜터를 알아보고 일대일 영어를 해보라 했다.
둘째로 말할 것 같으면 초등학교 고학년임에도 단 한 번도 영어학원을 간 적이 없다. 그래서 어학원도 처음에는 한 달을 하려고 하였으나, 이 주만 신청을 했다. 사실 둘째의 어학원 목표는 ‘다양한 나라 사람들을 만나보고 거기서 인사이트를 얻어라.’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유튜브만 보고 있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물론 머릿속에서는 내가 데리고 다니면서 익숙하게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었지만, 현실은 “엄마, 뭐래요? 물어봐요. 뭔지.” 이러면서 나를 부리고 있다. 게다가 진짜 현실은 나도 영알못이다. 하하.
오늘은 튜터와 첫 영어 수업이었고, 한 시간을 알차게 보냈고, 오늘의 숙제를 위해 유튜브를 덜 보았다. 단어를 외워야 하는데 잘 안 외워진다며 속상하다고 운다. 음……그래도 소용없어. 외워야지. 두 시간을 들여 단어 열다섯 개를 외우고 한 시간을 더 들여 자기소개를 외운다. 외웠다가 입 나왔다가 징징거리다가 웃다가…… 결국 해내고선 몹시 뿌듯해하며 유튜브를 튼다.
오후에는 1우타마에 윈드랩을 하러 간다. 윈드랩은 실내 스카이다이빙 체험이다. 간단히 설명을 듣고 옷을 갈아입은 후 체험시작! 발을 펴고 팔을 더블유자로 만든 후 턱을 들고 자세를 잡은 후, 하늘 저 위까지 뱅글뱅글하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온다. 체험이 끝나고 둘째는 세상 행복한 웃음으로 얼굴이 발그레하다. 입을 가리고 웃는데 정말 행복해 보이다. 한 번만 더 하고 싶다고 애원을 한다. 애원이라기엔 당연히 한 번 더 한다는 모양새다. 그래. 한 번 더 해라.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다. 그 모습이 정말 이뻐서 깨물어주고 싶다.
엄마, 정말 짜릿해요.
롤러코스터보다 백배 재미있어요.
저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기쁘다.
집으로 오니, 듬직한 첫째가 학원 마치고 와 있다. 외국 친구들이 다 착한 것 같아서 좋다고 한다. 우리 아들에게 착하다는 건 어떤 걸까? 상냥한 걸까? 친절한 걸까? 나의 첫째는 이제 엄마가 학원에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적응되었다는 뜻이겠지? 오늘은 예멘 친구와 축구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같은 반에 축구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즐거운 것 같다.
둘째만 데리고 윈드랩을 다녀온 것이 내심 미안했는데, 우리 아들은 괜찮다고 한다. 그래. 각자 원하는 게 다르니까. 존중한다. 나는 너에게 더 이상 토미카를 내밀지 않도록 노력할 거야.
저녁은 순두부찌개 먹자. 어느새 나는 밥솥없어도 냄비만 있으면 밥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있다. 냄비 한가득 밥을 했건만, 밥을 더 달라고 한다. 아껴왔던 즉석밥을 꺼낸다.
자기 전, 남편과 영상통화를 했다. 오랜만에 남편 얼굴과 우리 집을 보니, 그리움이 몰려든다. 하지만 지금은 잠시 그 그리움 접어두고, 이곳에 충실할게.
사랑하는 두 아들과 함께
말레이시아에서 사는 것이 영글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