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6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연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by 염홍철 Jan 06. 2025


  ‘연대’(連帶, solidarity)는 사회나 집단에서 보이는 통합의 정도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연대는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기층민 간의 타협을 유도하거나 이들의 단결을 통해 힘을 얻기 위한 관계가 주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이런 차원과는 다른 사회적 연대 현상이 늘어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최근에 전개되고 있는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찬성과 반대 진영 간에 연대가 두드러지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 사회적 연대 현상은 동원이나 강요에 의해서보다는 자발적으로 이뤄진다는 데에서 변화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계엄령이 선포되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국회의사당 앞에 모였습니다. 이러한 시위 집회는 20~30대의 MZ세대뿐만 아니라 10대의 청소년까지 확대되었습니다. 그것은 이태원 참사나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에서 쌓인 잠재적 분노가 이번에 폭발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수용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따라서 사건의 본질보다도 이들 사건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에 불만이 있었던 것입니다.


  계엄령이 선포되자 국회에 군이 진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시민들이 불안하고 공포를 느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국가가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거리로 뛰어나왔고, 트위터, 틱톡,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러한 생각들이 이심전심 연대를 이루게 된 것이지요. 정치인들의 연설이나 미디어에 등장한 이른바 정치평론가들의 거대 담론은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산 여고생’의 “대통령이 고3보다 삼권분립을 모르면 어떡하냐?”는 외침에 공감을 하여 박수를 보냈고, 시위 현장에도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참여하였습니다. 이러한 연대의 마음은 SNS를 통해 널리 확산하였으며, ‘선결제’에 수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새로운 연대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계엄을 찬성하는 많은 시민들도 의도는 다르지만 거리에 나왔고, 이분들의 ‘연대’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지요. 다만 연대의 목표는 ‘정의’여야 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정치인들은 유불리를 계산하겠지요. 지금 이러한 현상이 계엄령을 찬성하는 세력에게는 불리하게 작용이 되지만, MZ세대들의 근본 의도가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옹호나 배척이 전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표적은 항상 바뀔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이득을 보는 정치세력도 ‘공정과 상식’을 위배하게 되면 언제라도 그 화살을 맞을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연대가 공동체의 구성원리로써 자리 잡기를 소망합니다.


  제가 여러 번 강조했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결정을 하면 언제라도 MZ세대를 비롯한 국민들의 혹독한 심판을 받게 됨을 명심하세요.

작가의 이전글 기후 비상사태에 보내온 물의 경고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