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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솔 Dec 10. 2024

등이 굽은 이는 말이 없었다.


무너진 어깨선 아래 쓸쓸한 등을 쓰다듬으면

움츠린 어깨 위로 툭 튀어나온 날개뼈가 만져질 것 같았다.


굽은 등을 따라 예리하게 불거진 척추뼈가 손가락을 따라 느껴질 것도 같았다.

날카로우면서도 쳐연해보이는 척추뼈 하나하나가 튀어나와 껍데기만 남은 살가죽 안에 내가 남아있노라 말하고 있었다.


안쓰러운 뒷모습을 가만히 쓸어주며 괜찮다고 말하면

움츠러들어있는 저 등이 조금은 곧게 펴지지 않을까.


어쩌면 등 너머의 모습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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