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감정
근의 공식이나 9월 모의고사의 4점짜리 킬러 문제를 맞추는 것 보다
바다의 이름은 왜 바다인지, 그렇다면 산은
왜 산인지 그런 것들을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이어트 중 몰래 시켜먹는 치킨
알람 대신 엄마의 된장찌개 냄새가 잠을 깨울 때
영원이라는 것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뱉는 영원하자는 말
‘만약에’-로 시작되는 재미난 망상들
어쩌다 한번 무심하게 던진 개그가 안타를 쳤을 때
노른자가 터지지 않은 반숙 계란후라이
여름에 깎아 먹는 복숭아, 겨울에 까먹는 귤
예쁘게 깎인 문장들로 사람을 간지럽히는 일
올해의 여름은 욕심이 많은가봅니다.
아직 수박을 먹어야 할지, 이제 슬슬 밤을 쪄 먹어야 할지 헷갈리는 날씨입니다.
날씨가 요상해서 그런가,
철 지나 단물이 빠진 수박 같은 감정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그렇다고 벌써 밤을 먹기에는 떫겠죠?
저는 밥 대신 이런 생각들을 먹고 살아요.
물론 달달한 케이크나 마카롱은 참지 못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