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이 내년 1월에 결혼해요~ 상대가 저시력 시각장애라 눈이 불편한데 애가 참 밝고 싹싹하더라고요~” 우리 엄마는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여자친구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도, 굳이 여자친구가 가지고 있는 시각장애에 대해서 숨기지 않는다.이런 부분에서 나의 선택을 존중하고 믿어주는 우리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저 말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대답을 들을 때면나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생기곤 한다.
“아이고~ 아들이 참 착하고 멋지네~”, “아들 참 대단하다~” 나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를 사랑하여 결혼을 하는 것뿐인데, 저 사람들이 나를 왜 멋지고 착하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해하고 싶지 않다. 저 말속을 파해쳐보면, 우리나라의 장애에 대한 선입견이 숨어있음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 사람들이 나쁜 사람이어서, 악의를 가지고 나와 여자친구를 비방하려는 의도가 아니란 것은 알고 있다. 다만, 나와 여자친구의 결혼을우리의 ‘사랑의 결실’로 보는 것이 아닌 ‘선행’으로 보는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선입견이 아쉬울 뿐이다.
저는 여자친구를 돕기 위해 결혼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여자친구와 결혼하는 이유는 여자친구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