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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민 May 26. 2024

술에 중독되었다

#44 내가 술을 마시게 되어 버린 이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술을 자주 마신다. 나도 이런 습관이 몸에 좋지 않은 것도 잘 알고 요즘 내 몸에서 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나도 이제는 그만두고 싶지만 담배 보다 더 끊기 힘든 것 같다. 아마 내가 술에 중독되기 시작했던 것은 작년 가을부터였던 것 같다.






술을 혼자 먹기 시작했던 것은 오래되었던 것 같다. 친구들이랑 같이 술을 마시는 것도 좋아하지만 나는 원래 혼자 마시며 영화나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해서 하루가 끝나고 주말이나 가끔 혼자 술을 마시기는 했었다. 하지만 거의 매일 술을 먹어야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쯤에 지금 여자친구와 잠시 헤어졌었었다. 그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술을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주 한 병으로 시작했었는데 점점 늘어났다. 원래 술을 잘 먹는 편이었지만 덕분에 지금은 더 잘 먹는 것 같다. 이별의 슬픔으로 시작했던 나의 술은 여자친구와 다시 만나고 행복한 시기에도 계속 이어졌다.



즐거우면 즐거워서 슬프고 속상하면 속상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나는 대부분 시간을 여자친구와 함께 보낸다. 여자친구와 맛있는 것을 먹으며 같이 마시기도 하고 여자친구가 없더라도 혼자 마신다. 처음에는 단지 취미생활로 시작했다.



술이 맛있어지고 있었다. 취하려고 먹었던 술이 맛있어지고 있었고 소주와 맥주로 시작했던 나는 위스키와 와인을 먹기 시작하며 술은 나의 취미가 되어가고 있었다. 술이 나의 삶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면 나도 금방 끊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숙취도 별로 없고 잘 취하지도 않아서 술은 그저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다.



취미였던 술은 어느 순간 나를 위로해 주는 요소가 되었다. 나는 술집에서 일하는데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보통 새벽 3시에서 4시 정도이다. 다음 날 아침에 출근이나 수업 같은 일정이 있더라도 힘들고 지친 몸을 위로하기 위해서 씻고 침대로 가기 전에 술을 먹기 시작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다음날 조금 피곤하기는 했지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어느새 나는 기쁘거나 슬프거나 나의 하루의 끝에는 술이 있어야 되는 사람이 되었다. 나의 작년 2학기는 너무 바빴다. 주말을 포함해서 하루에 4시간 이상 잘 수 없었다. 술집 알바와 작업 그리고 과제들이 끝나면 새벽이었고 그래서 나의 몸은 매우 지쳐있었다. 



여자친구를 제외하면 취미생활은 술 밖에 없었다. 심지어 여자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에도 술을 마셨다. 다른 취미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술은 조금의 시간에 편한 공간에서 언제든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나는 술을 멈추지 못했다.



술 때문에 몸이 안 좋아져 병원을 가기도 했고 여자친구와 친구들이 그런 나를 보며 많은 걱정을 해주기도 했지만 나는 멈출 수 없었다. 이제 술은 나의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물이나 공기처럼 말이다. 이제는 술을 먹어도 그렇게 즐겁지 않다. 하지만 술이 없는 하루는 상상할 수도 없다.



내가 술에 중독되었던 이유는 취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지만 나는 다음날이 너무 무서웠다. 그만큼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술에 취하면 그나마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날을 시작할 수 있었고 그날을 버티는 것도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 마시는 술을 기다리는 시간들이었다.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일도 많이 줄였고 작업이나 과제를 할 시간도 충분해졌고 취미생활도 바꿔서 사실 그렇게 힘들고 지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술을 마시고 있다. 






이유를 모르겠다. 사실 나도 이런 나의 모습에 이제는 지치고 있다. 나도 멈추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노력도 하지만 쉽지 않다. 그냥 취하고 싶다. 술을 마실 때 나는 행복하다. 하지만 평소에 나는 그런 것 같지 않다. 지금 내 삶은 행복을 찾고 있다. 작년에 나는 힘들고 지친 시기를 보냈지만 행복했었던 것 같다. 사실 그때는 술이 필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을 술 보다 더 좋은 행복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취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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