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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민 Aug 21. 2024

사람은 정말 바뀌지 않을까?

#55 Interlude (2023 → 2024)

마지막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아니 사실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애초에 시작부터 기대하지 않는다. 기대해도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있는 그대로 사람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누구에게는 단점으로 보이는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장점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 별로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장점을 바라보지 못했을 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탓인지 지금까지 나 자신도 바뀌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다만 조금 더 성장하려고 노력했다.



변화와 성장은 다르다. 성장은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에서 좋은 부분들을 더 활용하는 것이라면 변화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전과는 완전 다른 모습으로 교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뀌는 것보다는 성장을 선택한다. 자신의 모습을 지키며 성장하는 것은 노력하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변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변화라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은 일단 자신이 변해야 할 이유를 잘 느끼지 못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생각하면 자기 합리화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나의 단점도 그저 나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어.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내가 자주 하는 이야기다. 물론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생각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리고 만약 내가 조금 더 나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았다면 지금도 저 문장을 완벽하다고 생각하 변화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한 연인이 나의 곁을 떠나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나는 같이 있을 때는 하지 못한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살고 있는 곳과 멀리 떨어진 산에 있는 템플스테이도 가고 어느 날은 아무 생각 없이 걸으며 하늘을 바라보기도 또 어느 날은 미친 듯이 술을 마시며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행동을 해도 혼자였고 그래서 나는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많은 생각들을 했다. 그중 주된 생각은 헤어진 이유를 찾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나에게서 이유를 찾았고 그다음에는 그분에게서 이유를 찾았고 그다음에는 우리의 상황과 시기에서도 이유를 찾았다. 답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나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그분에게서 이유를 찾더라도 우리의 상황과 시기에서 이유를 찾더라도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이미 그녀와 나는 헤어졌고 그녀에게서 그리고 상황에서 이유를 찾더라도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없다. 또한 이유를 알더라도 바꿀 수 없다. 그런데 나에게서 찾은 이유들은 고칠 수 있다. 만약 내가 변한다면 우리가 다시 예전처럼 좋은 관계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고 글로 적기 시작했다. 아마 이쯤부터 내가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직은 나라는 사람이 변할 수 있을지 나도 잘 모르겠다. 나에 대해 알아가고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까지는 나라는 사람이 변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래서 노력하지도 않았다. 시작이 반이지 않을까? 나를 알아가며 바뀔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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