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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20 미래

by 지민 Feb 26. 2025

*글 마지막에 있는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서울 밤 - 어반자카파, 빈지노)



초등학생 때는 중학교에 올라가도 지금 친구들과 계속 함께 지내고 있을 줄 알았다.

중학생 때는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예쁜 여자친구도 생기고 학교생활이 더 재밌을 것만 같았다.

고등학생 때는 대학교에 올라가면 하고 싶은 것들은 모두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대학생. 학교를 졸업한 나는 매일 멋있는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내가 원하는 회사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을 곳만 같았다.



하지만 모두 아니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나는 지금 집에서 푹 쉬고 있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포트폴리오도 계속 작업하고 있고 여전히 글도 쓰고 있다. 취업준비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졸업 후 나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너무나 달랐다.



나는 늘 오만했다.



나는 늘 불안하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어느 정도 가지고 살아갔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입시로 불안해할 때도 나는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만약 가고 싶은 학교에 가지 못하더라도 괜찮았다. 하고 싶은 것도,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았고 좋은 대학이 아니더라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다 나의 착각이었다.



나는 그저 세상을 잘 몰랐을 뿐이었다.



졸업 후 세상은 냉혹했다. 그동안 열심히 지낸 것 같았다.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나는 학교생활 이외에도 다양한 일들을 하며 내가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배웠다. 하지만 사실은 다 의미 없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학점에 조금 더 집중했어야 했고 자격증이나 대외활동을 더 했어야 했나.



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미래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차가웠고 내가 그렸던 미래는 그저 따뜻한 동화에 불과했다. 잘 몰라서 오만했고 그래서인지 미래가 불안할지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갔다. 하지만 이제는 잘 알고 있다.


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사실 불안하다. 하지만 현실을 알고 있어서일까. 나는 아직도 따뜻한 동화 같은 미래를 그리면 앞만 보고 나아가고 있다.



비록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차가운 현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https://www.youtube.com/watch?v=A0gP4id3G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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