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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마음속 깊은 곳에

#22 끝사랑

by 지민 Mar 01. 2025

*글 마지막에 있는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나비효과 - 오존)



나의 청춘에 가장 많은 추억들을 남겨주었던 그분이 떠나간 지 어느새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우연히 졸업식날 학교에서 마주쳤지만 우리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인사도 하지 않았다. 사실 최근까지 기다리고 있었고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은 지금의 네가 아니라 그 시절 나로 인해 행복해하던 너라는 것을.



그 시절의 나는 아직 어렸고 너무 순수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워가고 있었다. 처음 커져가던 나의 사랑에 마침표를 찍었던 것은 그분이었다. 많이 아팠다. 하지만 운명 같은 우연의 연속이 우리를 다시 만남으로 이끌었다. 두 번째 만남은 우리의 사랑을 조금 더 깊게 만들었다. 예쁜 모습만을 좋아했던 처음과는 달리 어느새 우리는 서로의 못난 모습까지도 좋아하게 되었다.



사랑은 점점 깊어져갔지만 편안해져 갔다. 자신보다 서로를 배려하던 모습은 조금씩 사라져 가고 우리는 각자의 삶을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다. 하지만 예전보다 사랑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가 다투는 날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영화 같은 반전은 없었다.



결국 나는 헤어짐을 이야기했다. 이별을 말로 꺼낸 것은 나였지만 마침표를 찍은 것은 그분이었다. 사실 나는 여전히 좋아하고 있었다.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단지 조금만 더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사랑을 확인받기 위해 어린아이처럼 이별을 이야기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분에게는 어려웠나 보다. 결국 그분은 헤어짐을 선택했으니까.



시간이 지나고 나의 잘못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분이 나에게 주었던 사랑이 평범하지 않고 특별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많이 흘러버렸고 더 이상 나의 이야기는 그분에게 닿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그분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분을 생각하는 빈도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문득 생각나고는 한다.



이별 후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들.

시간이 약이야.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 거야.

거짓말 지금 이렇게 힘들고 보고 싶은데.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맞았다. 시간은 약이었고 새로운 사람은 사랑을 잊게 해 주었다.



만약 내가 너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었다면 너는 나를 떠나지 않았을까.

아니겠지. 내가 너의 마음속 깊은 곳에 꽁꽁 숨어있더라도 너는 꾹꾹 참고 견뎠을 거야.

너의 사랑은 나의 사랑 보다 더 성숙하니까.


나는 아직도 사랑 앞에서는 그저 어린아이인가 보다.




https://youtu.be/gpZB1wQUDRI?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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