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
가파른 겨울의 계단을 올라온 벚꽃의
희고 고운 손에는 목줄이 들려있다
봄을 산책시키는 벚꽃
어린 강아지처럼 활발한 봄은
마주치는 사람마다 꼬리를 흔들고 짖어댄다
봄이 짖는 소리가 사람들의 옷을 벗긴다
봄이 짖는다
연분홍빛 소리
사람들 옷의 질량이 감소하는 중이다
무겁고 두꺼운 겨울옷 때문에 고생하던 할머니의 무릎은 기쁘다
푸름과 꽃의 질량이 증가하는 중이다
무채색 추위에게 색채를 빼앗겼던 어머니의 고장은 기쁘다
봄이 짖는다
연분홍빛 소리
우리 고장 할머니들은 호미를 들고
연분홍빛 소리를 캔다
우리 고장 할머니들은 손주들에게
연분홍빛 소리를 무쳐서
오늘 저녁 밥상에 내놓을 것이다
우리 고장의 오래된 낮은 식탁 식탁마다
벚꽃이 부르는 발라드가 후식으로 올라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