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세 번째

출구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다

그것은 풍문이었다

바람이 들려준 이야기

여기서 나간 사람이 있대

이따금 마주치는 사람들은 말했다

출구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다

출구가 정말 있을까

나는 알 수 없다

출구가 있다면

출구가 어딘가에 있다면

출구가 정말 어딘가에 있다면

나간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테니

출구의 존재가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다

그래도

출구가 있다고 믿기로 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출구가 있다고 믿어버리기로 했다

출구가 없다면

출구가 어디에도 없다면

출구가 정말 어디에도 없다면

......

그럴 리는 없다

출구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다

나는 오늘도 달린다

우리는 오늘도 달린다

있을 수도

어쩌면 없을 수도 있는

출구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