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만에
부모님 일손을 돕겠다며
축사에 들어왔다
일 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나를 영리한
돼지들은 알아본다
어린 돼지 한 마리가
슬쩍 종아리를 문다
알은체를 안 해서 서운한 모양이다
정을 주면 안 된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유달리 영특했던 친구를
몰래 빼돌린 적도 있었지만
결국 허사였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함께 타향살이하는 초등학교 친구의 전화를 받는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하자는 친구에게
광어나 먹으러 가자고 답한다
문득 종아리가 쑤셔서 바지를 걷으면
종아리는 멀쩡한데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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