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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와 알렉산더 Oct 19. 2024

캐나다 추수감사절 맥도날드

열여덟 번째

추수감사절에

시내에 나갔다


맛있는 점심을 사 먹어야지


추수감사절에

시내에 나갔다

멋모르고 시내에 나갔다

이미 며칠 전부터 기숙사는 고요하고 비어졌다


고향에 갈 수 없던 이방인은

쓸쓸한 마음으로 전차에 올랐다


10월 9일 월요일

캐나다의 추수감사절


멋모르는 유학생 혼자 다운타운 거리를 걸었다

한참을 걸어도 마주치는 행인 하나 없었다

모든 상점과 모든 식당이 닫혀 있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거기 있었다


시월이었지만 그곳은 캐나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고 추웠다


춥고 배고픈 한국인 유학생은

어디라도 들어가고 싶었고

뭐라도 좋으니 먹고 싶었다


한참을 걸으니 문이 열린 식당이 있었다

맥도날드였다


티비로 각자 풋볼 경기를 보는 홈리스들 사이에서

빅맥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당신에게

캐나다 추수감사절 맥도날드 같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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